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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9 15:47
쿠바에서 직접 만난 쿠바 혁명영웅 체게바라의 딸과 "발가락이 닮았다"
 글쓴이 : 준시기
조회 : 590  

중3이었는지 고1이었는지 잘 기억은 아니지만 내게있어서 국어 과목 한 귀퉁이를 차지하던 근현대 문학 은 정말로 지겹고 하품이 절로 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도 건질만한 것은 있어서 가끔씩 선생님의 강의에 관심을 기울이곤 했는데 그 중 나같은 학습 지진아를 비롯해 한 반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킨 작품이 있었으니 그 작품이 바로 "발가락이 닮았다"이다. 작품 말미의 숨겨진 뜻을 이해할 나이가 되어 배워서인지 우리는 모두 작가의 그 깊은 뜻에 한참을 웃어제끼고 시험 문제에 이 작품이 나오면 키득거리며 문제를 풀어제끼곤 하였다


입시 전쟁이 끝나고 나이를 먹어가며 그 숨겨진 뜻이 주는 코믹함에 무감각해지는 40대 초반의 나이에 나는 이 작품의 제목을 나도 모르게 읇조리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해야만했다. 그 이야기가 젊음의 열정으로 인해 이상주의가 충만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여 알리고자 모자란 필력이지만 글로써 알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2010년 희귀 종양에 의한 위암진단과 췌장암 전이 진단을 받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쿠바 카스트로가 나와 같은 종양으로 수술을 받고 완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쿠바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미 이른바 민주화 정권에 대한 깊은 실망으로 인해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해 실망을 넘어서 절망을 하고 있었고 그로인해 20대 시절의 불타는 열정은 이미 꺼져있었기에 다른 젊은 친구들처럼 그나마 성공한 사회주의 국가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자랑한다는 의료 천국 쿠바에간다는 설레임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카스트로가 망쳐놓은 쿠바 시스템을 자세히 관찰하러 간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하고 잇었습니다.하지만 도착 몇 일 후 아직도 80년대 산 고물 초음파 기기를 쓰는 낡은 병원(하지만 그나마 쿠바에선 최고의 암센타)의 28살짜리 앳된 전문의가 그 고물 기계로 한국, 유럽의 의사들에게 1년여 간 수 백만원의 검사비를 지불하고도 제대로 못잡아 애를 태웠던 종양의 위치를 단 1분여만에 찾아낸 후 놀라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미안함이 가득한얼굴로 "인쇄 종이가 배급이 안되어 인쇄를 못해서 그러니 잠시만 기달려 달라"고 부탁한 후 간호사가 아닌 자기 자신이 직접 뛰어 올라가 한참 후(아마 10여분) 땀이 송글거리는 얼굴로 계면쩍은 미소를 지으며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하며 초음파가 잡은 종양 사진을 인쇄해 제게 주었을때 저는 제 피속에 다시 예전의 피가 뛰는 것을 느꼈었고 그 순간 "1주일이 아닌 2달 동안 체게바라의 유작을 심층 연구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였고 실제로 쿠바 대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 지역도 요양 겸 돌아다니며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쿠바 환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되었고 그 안에서 제가 그토록 존경했지만 카스트로의 지독한 실정때문에 사실상 지워졌던 쿠바 혁명의 참다운 본질을 깨닫게 되었다면 그 것은 물론 거짓이지만 그 2달 동안 저는 책에서만 보았던 체게바라의 의료 관련 사고와 철학이 정말로 실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고 (그렇다고 카스트로를 찬양하거나 이해하지는 못하겠더군요, 신이 내린 비옥한 땅에 굶주림을 불러일으키는 그 신기묘산에는 정말로...할 말이 없습니다) 2달 후 저는 쿠바를 떠나게 될때 "내가 신의 은총을 받아 삶을 연장하게되면 반듯이 체게바라를 기리기 위해 무엇이 되던지 간에 참다운 일을 하겟다 " 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2014년 7월 저는 그동안 강력한 항암치료로 췌장 전이 상태를 어느 극복하였지만 계속되는 수술과 치료는 저를 매우 허약하게 만들었습니다.그 당시 6월에도 수술을 받아서 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이 된 저는 제가 가진 얼마 안되는 것을 내가 소중히 여기는 이에게 쓰고자 여러 단체와 접촉했지만 막상 그런 곳을 접촉해 본 결과는 정말로 대 실망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 우연히 유투브에 올라온 한 여의사의 동영상에 꽃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바로 체게바라의 딸 "알레이다 게바라"였습니다.


저는 그 동영상을 본 후 마치 감전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체게바라를 위한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루트를 찾던 중 한 단체와 연결되어 그 단체의 강권에 의해 (체게바라 재단과 병원에 기부하려면 직접 쿠바에서 그녀를 만나야 한다고 하더군요) 쿠바행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모든 의사들이 말릴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개복 수술 후 1달 정도 지난 시점) 2011년에 보았던 그 청년 의사 이마의 송글한 땀이 생각나서 쿠바행을 서두르게 되었고 7월말에 드디어 쿠바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거 다른이들과는 달리 모택동, 스탈린, 김일성을 괴물 혹은 악마로 생각했고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과 주은래,체게바라, 호지명을 존경하였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제 기억속에는 쿠바 혁명 후 체게바라가 가장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티토 대통령을 만나 같이 악수를 하는 사진이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있엇고 그래서 이 사진을 특별히 공들여 프린팅한 후 액자에 담아 알레이다 게바라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쿠바 도착 후 저는 기부 문제를 논의하는데에 쿠바 정부기관의 차관급 고위인사와 미팅이 필요하다는 말에 그 관료를 예방하였고 이 자리에서 저는 기부 문제와 함께 제가 흥분감때문에 밤 잠을 설치며 만든 플랜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플랜은 제가 과거 유럽 기업들의 에이전트를 하며 쌓은 인맥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쿠바의 잠재력있는 분야인 의료분야, 특히 약품 분야를 유럽 기업 특히, 과거 유고슬라비아와 유대 관계가 깊은 점에 착안해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는 제 착각이었습니다.) 구 유고 슬라비아 국가의기업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 기업을 쿠바와 연결하여 제네릭약을 생산하는 플랜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부 문제를 논의할때는 열정적이던 고위관료가 유고 슬라비아 기업과의 협력관계 논의를 꺼내자 미세하게 안색과 태도가 변하더군요. 그리고 곧 이어 제가 매우 오랜 기간 관찰한 후 도와줄 만한 가치가 잇다고 판단한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반군에 대한 의약품 지원( 물론 제 개인적인 기부입니다 )을 위해 쿠바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조잡하지만 사파티스타 반군에겐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입니다.)을 제가 직접 구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당시만해도 저는 쿠바가 사파티스타를 적극 지원하는 줄로 알았습니다 ) 매우 곤혹스런 표정을 짓더군요. 당시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비동맹 노선 관련한 책자와 체게바라의 티토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말과 그의 행동등을 이미 각종 책자와 다큐멘터리등을 통해 배워서 양국간의 관계를 잘 알기에 별로 괘념치 않았습니다. 그 관료는 다른 유럽 나라 기업들과의 협력 제안에 대해선 별다른 표정변화가 없었습니다.


지루한 관료 미팅을 마치고 드디어 알레이다 게바라를 만나게 된 날 저는 몇 년여만에 엔트로핀이 폭발하는 느낌을 받으며 낡고 작은 중국제 차를 타고 자리를 주선해 준 단체 직원 4분과 함께 체게바라 기념관 옆의 그녀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유튜브에서 보앗던 후덕한 몸매에 사람 좋은 미소를 머금은채 저를 맞이하였고 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듯한 체게바라 자서전과 몇 권의 책을 든 채로 다른 일행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후 일행 중에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영화감독 출신의 직원이 통역을 맡아 대화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흥분을 가라 앉히고 간단히 제가 2011년에 쿠바에서 치료받은 이야기와 함께 쿠바 암센타와 아동병원에 대한 기부 문제를 꺼냈습니다.


그녀는 제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엇고 저는 이어서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반군에 기부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아버지가 사파티스타와 같은 볼리비아 농민 반군을 지원하다 숨졌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녀가 당연히 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지원해주리라 생각했었기에 약간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이 제안을 하였는데 그런 저의 제안을 듣는 그녀의 얼굴은 경직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저를 상당히 의식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그녀는 저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제게,


"왜 의약품을 멕시코에서 사지않고 여기서 사가려 하느냐?"
"한 번도 직접 사파티스타를 컨택하려 한 적이 없냐?"
고 묻더군요.


저는 이 질문을 들은 후 어의가 없어지기 시작하며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누가 모르냐?)멕시코에선 약값이 너무 비싸서 쿠바에서 약을 사가면 훨씬 많이 지원해 줄 수 있다."
"이미 국경없는 의사회와 멕시코의 자칭 친 사파티스타 언론과 접촉했는데 그들은 내게 3000불 이상의 가이드 비를 요구했고 저는 그 돈이면 쿠바에서 저렴한 약품을 구입해 더 많이 도와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해 이렇게 지원을 부탁하는 것이다"고 말한 후,


"쿠바 정부가 세계 각국에 의사들을 무상으로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치아파스 지역에는 쿠바 의사들이 잇을 것 (저는 당연히 쿠바에서 의료진과 약품 정도는 지원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았습니다.)아니냐? 고 물었는데, 그러자 그녀는 매우 당황해하며 "우리는 멕시코 정부와 마찰을 원하지 않으며 사파티스타는 존중(존경이 아니라 존중-쿠바는 항상 자신들이 농민 반란을 통해 집권한 것을 다른 나라들이 존경해야할 점이라고 선전하죠) 할만하지만(그 당시 표정이 무슨 맘에 안드는 존재를 겉치레로 입에 발린 칭찬 한 마디 해주는 것 그 자체 였습니다) 우린 그들을 도와줄 수 없고 모든 문제는 그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해야하고 우리는 도와줄 생각이 없다" 고 하더군요.


속으로는 "너희들이 지난 70년대부터 90년대에 그라나다, 니카라과, 엘살바드로등지의 내전에 개입할때는 인도주의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마약 밀매가 본업인 좌파 반군한테 군사고문단 파견, 무기, 자금 지원을 퍼붓더니 진정한 순수 농민 반군은 나가리냐?"는 말이 메아리를 치고 있었지만 간신히 눌러 참고 냉랭해진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티토 대통령과 체게바라의 깊은 인연과 진정한 혁명가로서의 두터운 동지애에 대해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쿠바 혁명 성공 후 체게바라와 혁명 세력이 제일 먼저 티토대통령을 만나러 유고슬라비아를 방문한 것을 아느냐?"고 물으며 그녀 몰래 액자를 꺼내기 위해 가방을 찾고있는데 그녀는 얼음공주 처럼 갑자기 냉랭한 목소리로 "아버지는 유고 슬라비아를 방문한 적이 없고 티토를 만난적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약간 당황하여 "당신 아버지는 티토대통령을 가장 존경했고 콩고 내전 참전시에 가장 먼저 티토대통령에게 게릴라 전술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무기 지원도 받았었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녀는 다시 얼음이 쩍쩍 갈라질듯한 냉기어린 목소리로 "그런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당황하여 다시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웹사이트에 있다"고 했지만 그녀는 "나는 그러한 것을 보지 못했고 내가 알기로 우리 아버지는 유고슬라비아를 방문한적도 티토를 존경한 적도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아버리더군요.
그때부터 저는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고 뭔지 모르지만 구 유고슬라비아와 티토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잇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쿠바의 낙후된 의약품 상용화와 기술 역량 부족 문제를 도와 줄 수 있는 플랜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갈수록 가관이었습니다.
"미국 자본이 1%만 포함되어도 우리는 투자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데 그 유고 슬라비아 지역의 기업과 유럽 기업은 어떠냐?" - 그렇게 치면 대우전자와 유럽 가전 기업과 호텔, 관광 기업이 어떻게 당신들 시장에서 국영기업과 협력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목구멍에서 메아리쳤지만 참았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해 최대한 합리적, 논리적으로 답변을 했지만 그녀는 비논리적이고 이해 안되는 말만 되풀이하며 부인하기 시작했고 곧 이어 그녀는 제약과 전자 기업의 쿠바 지원과 상용화 협력 의제에서 갑자기 외교 관계를 들먹이다가 급기야는 제가 묻지도 않은 북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우리와 수교를 맺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친구인 북한에 절대로 상처를 줄 수 없다"
"북한은 우리의 혈맹이다"...


이런 말을 하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어릴 적 반공 웅변대회의 기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알 수 없는 적개심과 그런 김일성의 야욕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영원한 친구미국과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눈물어린 존경심과 애정을 표현할때의 표정...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
이때부터는 저도 열정이 꺽이는 것을 넘어서서 한 마디로 확 깨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자연히 대화는 어색해지는 것을 넘어서 시베리아의 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알레이다 게바라는 쿠바 정부 기관이 승낙한 저의 기부 제안이 논리적으로 헛점이 없자 종국에는 어의없게도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암센타, 알레이다 게바라가 근무하는 하바나 어린이 병원에 기부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하였는데 그녀는 매우 무례하게도 "암센타는 모르지만 어린이 병원은 당신 도움이 필요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화가 났지만 "어린이 병원 웹사이트 동영상과 여러 글을 보면 많은 의료 기기가 부족하다고 하던데 저는 제 유산이 그런 곳에 쓰이기를 바랍니다"고 다시 청했지만 그녀는 "필요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제 말을 자르더군요.그리고 히말라야의 깊고 깊은 크레바스와 같은 침묵이 흐르고 있었고 이런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려 일행 중 누군가가 농담을 했지만 분위가상 그 농담은 허기에 지친 이의 위장처럼 깊고 어두운 미지의 장소로 외마디 비명도 없이 떨어져 버려 사라졌고 분위기는 더욱 냉각되가기만했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갈 수록 모노드라마 속의 이혼 직전 부부처럼 경색되어 갔고 이에 의약품 라이센스 떡고물때문에 에일리언의 침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은 의사 출신의 협회 이사장과 그의 직원인 통역사만이 눈 앞의 돈이 날라가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결국 뒷통수를 맞았습니다. 진보주의와 인본주의를 주창하는 의사분이 암환자를 괴롭히는 것을 넘어서서 황당한 짓을 저지르더군요, 돈 몇푼때문에 ) 아우내 장터 보부상마냥 분주히 돌아다니기 시작했지만 그녀와 저 사이에는 이미 묵언의 늪이 생겨버렸습니다.


결국 대화는 아무 의미 없이 끝이 났고 저는 고이 포장한 사진 액자와 알레이다 얼굴을 한 번 물끄러미 본 후 악수도 없이 헤어졌습니다. 호텔방에 돌아온 후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않되어 가성비 최악으로 악명 높은 쿠바 인터넷을 밤새내내 붙잡고 유고슬라비아, 사파티스타, 쿠바의 역학 관계를 알아내려 했지만 결국 80불이라는(10시간 사용) 인터넷 비만 날린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의문 중 사파티스타 반군 사안은 약 10여 일 후 목숨을 걸고 도전한(치아파스엔 제 종양을 아는 의사가 전무합니다.) 치아파스 반군 찾기 여행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치아파스의 옛 주도인 산 크리스토발에서 우연히 만난 사파티스타 대원, 사파티스타 지지 종합병원 의사와 유럽에서 온 변호사는 그런 저의 고민을 한 마디로 풀어주더군요.


"We respected castro, but not now and we loved che, but not now."


그들은 당연히 쿠바가 자신들을 도와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깨졌고 애들 의약품조차 멕시코 정부를 들먹이며 지원해주지 않는 체게바라의 후예들에게 단순한 실망이 아닌 증오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그들과 약 1달간 어울리며 자칭 진보 언론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자신들이 그리도 욕하는 보수 언론들처럼 현실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를 알게되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플랜을 손 본 후 다시 쿠바를 방문하여 처음 만났던 차관급 인사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은 후 쿠바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알레이다 게바라가 왜 자신의 아버지가 가장 존경한 혁명 전사인 유고 슬라비아 티토에 그 엄청난 적개심을 드러내고 저까지 배척했는지에 대해선 도저히 알 길이 없었고 이를 알아내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결국엔 포기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유럽의 친구들과 함께 플랜 실행을 논의 하던 중 지난 달 갑자기 황당한 메일을 자칭 쿠바 친선 협회 직원으로부터 받게되고 그들과 분쟁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를 논의하던 중 유럽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한 학자분으로부터 아주 간단한 정보를 받은 후 결국 문제를 풀세 되었습니다. 그 기자 분은 제게
"포털사이트에서 티토, 카스트로, 비동맹 노선을 검색해 보라"고 조언했고 저는 1979년도의 몇 몇 일간지 기사를 본 후 알레이다 게바라의 이상행동 원인을 알게되었습니다.


1979년 9월 당시 카스트로의 쿠바는 그 비옥한 땅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농산물, 공산품, 자원을 90프로 이상 소련의 무상 지원에 기대고 있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소련군을 불러들여 쿠바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던 카터 정부를 적으로 돌리게 되었고 이로 인한 안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념에 상관없이 미, 소 양대 강국사이에 중립을 유지하던 비 동맹 노선을 이용하였고 이에 당시 카터 대통령의 부탁으로 북한 김일성과 카터와의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중개하던 티토가 87살이라는 노구를 이끌고 하바나까지 찾아와서 아들뻘도 안되는 카스트로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1959년 혁명 성공 이후 쿠바에 엄청난 지원을 해주었던 티토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면서 공짜 선물을 챙기던 카스트로는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기 시작한 소련에게 이미 확실히 기울어진 상태였고 이미 소련이 주는 온갖 물자의 풍족함과 나태에 길들여진 카스트로는 이를 거절하였으며 비동맹 노선 회의는 그 본뜻이 심각히 훼손된채 끝이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카터 대통령의 티토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어 티토의 중재하에 성사 직전에 있던 김일성과 카터의 정상 회담이 무산되는 결과까지 낳게 되었고 결국 이는 티토 대통령의 건강까지 해치게 되어 그는 이듬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쿠바는 쿠바대로 소련의 지원을 계속 받기위해 의도적으로 자신들은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위대한 티토대통령(그는 소비에트 혁명 당시 혁명의 일원이었고 나치, 우스타샤, 체트닉등 파시스트, 극우 세르비아 민족주의에 맞서서 발칸지역에서 독일과 그 연맹국의 진격을 막은 전쟁 영웅이며 스탈린도 그를 함부로 못했습니다.)에 대한 비 인간적인 수준의 폄훼(제국주의의 종, 미국의 개....)도 서슴치 않으며 소련에 매달렸고 그 결과로 그들은 1994년부터 북한과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죠.(웃기는 것은 그 당시 소련의 농산물 지원이 끊기자 비료도 없어서 살아남으려 시작한 유기농 재배를 한국 언론에서 부풀려 보도하며 마치 지구를 구할 대안을 쿠바가 만든 것처럼 포장되죠.)


모든 의문이 풀린 후 저는 분노가 아닌 허탈감을 느끼며 의사가 강력히 금지한 와인잔을 기울이며 잠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체게바라라면 나를 어떻게 대했을까? 나처럼 티토를 존경하고 스탈린을 증오했었으니 성향상 당연히 나를 도와주었을까?"
" 아닐 수도 있다, 아니다, 콩고, 볼리비아 내전에 참전햇을때에 무기지원은 물론 병력 지원과 나치와 싸워 이긴 경험을 가진 백전불굴의 반 파시스트 파르티잔 군사 고문단을 파견하려 했을 정도인 티토를 오해했을 가능성은 제로다"
"사파티스타는 어떻게 대했을까?"
"카스트로의 나태함과 비굴한 친소정책과 반 티토 정책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20세기를 넘어서서 21세기에도 최악의 정권 탑 3에 드는 북한의 소위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체게바라는 당연히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햇을 것이고 또 행동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대단한 딸은?


아무리 좋은 기억을 되살리려해도 그 어느 것도 아버지와의 유사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기억에는...유투브의 모습과 그 실재의 모습과의 괴리도 그렇지만 북한 중앙 tv아나운서와 모란봉 학교 어린이들의김일성, 정일 부자 찬양 인터뷰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그녀와의 1시간여 남짓한 시간....결국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두통을 이기지 못하고 와인을 한 잔 더 한 후 잠을 청하려고 아무 의미없이 예전 사진첩을 들쳐 보던 중 우연히 지난 1997년 베를린 영화제를 보러 갔을때 당시만해도 스킨헤드때문에 금기시 되었던 우중충한 동베를린 지역의 한 골목에서 우연히 만나 임순례 감독과 찍은 사진 한 장이 보이더군요.


그 푸짐한 몸매와 어색한 표정의 임 감독 사진을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 순간 사진을 같이 찍었던 아련한 추억의 얼굴이 보이더군요. 한국에서 농고를 졸업하고 농장일을 하다 차별과 암울한 미래가 싫어서 독일에 병아리 감별사 자격증을 무기로 이민 온 촌티나고 멋 없는 외투를 걸친 이름도 가물가물한 친구....그리고 나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김수용 감독의 영화 "발가락이 닮았다"...병아리 감별사 주인공의 눈물겨운 자기 위안의 한마디..."발가락이 닮았다"... 이 순간 이 말처럼 나를 위안해줄 말이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순간 다른 걱정이 엄습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발가락이라도 닮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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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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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17-03-19 16:01
   
발가락 닮은 분들 규합하여 '발가락혁명군" 맹글어도..

농담입니다. 재밌게 잘 봤어요
준시기 17-03-19 16:09
   
발가락만이라도 닮은 인간들 좀 만나보고 싶네요, 세상엔 쓰레기 진보와 거짓과 가식으로만 먹고 사는 쓰레기 진보만 가득 차 있네요
준시기 17-03-19 16:11
   
원하신다면 체게바라 딸과의 녹음 파일 제공할 수 있으니 연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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