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기병대장’ ‘인간 쓰레기’라 불리는 극우파
그가 편히 잠들어도 한반도에선 잠 설치는 사람 늘어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전쟁의 가장 끔찍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전쟁 선전물, 모든 악다구니와 거짓말과 증오가 언제나 싸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이다.”
나 빼고 당신들이 알아서 이겨줬으면
조지 부시 행정부 때 볼턴 보좌관은 이라크전쟁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북한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슈퍼매파’(Super-hawk)로 꼽힐 정도로 극단적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다.
‘전쟁광’이라 일컫는 볼턴 보좌관은 베트남전 당시 군복무를 어떻게 했을까? 1948년생인 볼턴 보좌관은 1966년 미국 예일대에 입학했다. 그가 예일대를 다닌 1960년대 후반 미국 대학가에서는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 거셌다. 당시 미국은 지금처럼 모병제가 아니라 징병제였다. 그는 또래 대학생들과 달리 베트남전을 지지했다. 그는 베트남전 반대 시위대를 “우주 외계인처럼 느껴진다”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1970년 예일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곧 나올 예정이던 베트남전 징집 영장을 기다리지 않고 메릴랜드 주방위군으로 입대해 4년간 군복무를 했다. 당시 주방위군 입대는 베트남전 파병을 피하는 방법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도 베트남 대신 안전한 텍사스에서 주방위군으로 군복무를 마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예일대 졸업 25주년 기념 책자에 “나는 동남아의 논에서 죽기 싫었다. 베트남전은 이미 졌다고 생각했다”고 베트남전 참전 대신 주방위군 입대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 같은 사람을 미국에서는 ‘치킨호크’ (Chickenhawk) 라고 한다. 치킨은 겁쟁이, 호크는 강경파를 뜻한다. 1970년 미국 시사풍자 코미디 진행자의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베트남 문제와 관련해 내 친구 가운데 스스로를 치킨호크라고 하는 녀석이 있는데, 전쟁에서 이기기를 바라지만 자신을 빼고 우리끼리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야.”
미국 신문 <뉴햄프셔 가제트>는 치킨호크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남성 공직 인물로서, 첫째 정치적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동시에, 둘째 개인적으로 전시 병역의무를 한사코 피하려는 인물.’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벌인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고위 정책결정권자 가운데 치킨호크가 상당수 있어 논란이 됐다. 한국 내 사정도 비슷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 치킨호크들이 강경 대응을 주도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때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안보대책회의를 하는데, 대통령부터 국가정보원장, 여당 대표까지 참가자 가운데 국방부 장관 한 사람만 빼고 모두 군 미필자였다. 요즘 안보를 강조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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