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시판 주제중에 저런 문구가 꽤 보이는 것 같아
제 생각을 피력해 봅니다.
북한은 국가 즉.. 나라가 맞다고 봅니다.
우리의 영토를 무단점유하고 있는 세력일 뿐이다 라는 인식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건 너무 작위적이고 편의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현상황에서 적인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나라도 아니라고까지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몇가지 예시와 증거를 들어보겠습니다.
1. "남한만의 단독정부"
대한민국 개국당시 미국 및 한국의 실권자들이 "남한만의 단독정부" 라는 표현을
너무많이 사용해 왔습니다. 실제로 교과서에도 그런 표현이 버젓이 오래동안 나왔지요
남한 단독정부 수립의 근간이 된 이승만의 정읍연설을 봐도 나옵니다.
"(전략)…이제 우리는 무기 휴회된 미ㆍ소 공동 위원회가 재개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 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케 되지 않으니, 우리는 남방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 38 이북에서 소련이 철퇴하도록 세계 공론에 호소하여야 될 것이니 여러분도 결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후략)"
미국측 자료야 수도없이 많이 남한만의 정부수립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니 따로 예시도 필요없을
정도지요...
당시는 남북간에 싸움에 가까운 합작정부 노력이 있었던 시기이고,
그런 상황에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가능하다는 것은...
북한만의 단독정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즉, 우리가 먼저 독단적으로 단독정부를 세웠기 때문에,
북한 역시 단독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막을 이론적 근거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즉 남한을 정부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북한정부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결과론적인 시각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보편적 이치에 맞다고 봅니다.
2. 정부수립 준비과정의 복잡한 선후관계
이건 좀 애매한 문제입니다만...
헌법초안은 북한이 먼저 발의했죠.
그러나 정부수립과 헌법제정은 남한이 한달 조금 못되게 빨랐습니다.
임시국회격인 인민위원회는 북한이 먼저 창설했고,
실제 의회결성 및 선거는 요상하게도 남한이 빨랐습니다.
전반적으로 국가를 세울 준비는 북한이 먼저 하고,
실제 국가를 먼저 개국한 것은 남한이 먼저 한 모양새입니다.
이걸 궂이 논할 이유는 크게 없을지 모르겠으나,
일부 분들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남한이 대한민국을 수립하자 헐레벌떡 북한이 대충 국가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따라서 정부라고 보기 힘들다... 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전체적 추이를 따져보면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미국/러시아/일본/대한민국 등과의 체결된 몇십년간의 외교문서
국가가 아닌 단순 지역점유 반정부세력과 저런 문서들을 체결하고
교환하였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너무 자명한 것이죠....
4. NLL 관련이슈
한참 NLL 평화수역화 제의 문제로 시끄러울 당시
많은 보수진영의 분들이 주장하시던 논거 중 하나가
NLL 은 그 자체로 사실상의 해상의 국경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영토이니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거죠...
국경이란 것이 무엇인가요?
국가간의 경계이지요...
NLL 을 대한민국의 국경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논거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일단 퍼뜩 생각나는 것들만 열거했고요...
손자병법에도 쓰여있듯이
적을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는 법입니다.
이미 국가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적을
반정부세력 정도로 치부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