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동네 때문에 동선이 애매해서 친구들과 토요일 광화문 집회 갈 때는 주로 지하로 따라 명동 거처 광화문 쪽으로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데요.
지하철에서부터 심심찮게 태극기 든, 심지어 옷처럼 입고 있는, 노인분들과 마주치게 돼요.
우리랑 눈이 마주치거나, 우리가 시국 관련 만담을 나누고 있자면 어김없이 시비를 걸기 때문에 솔직히 무서울 때가 많은데(심지어 지하철 내리면 계속 쫓아오면서까지 시비 거는 할아버지들도 있음), 재밌는 게, 키 180 넘는 고등학생 조카 녀석 함께 갈 때는 우리가 대놓고 박근혜 욕을 해도 태극기 든 할아버지들이 우리랑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하더군요.
명백히 조카 녀석을 두려워하는 게 보여요.
실상은 키만 멀대처럼 컸지 울 조카 같은 순둥이도 없는데요.
그 순둥이 조카(나한테 많이 꿈밤 맞고 자랐는데)가 단지 덩치가 좀 크다는 이유로 여자들끼리 이동할 때면 상관없는 부모님 욕까지 서슴지 않으며 무섭게 달라붙던 할아버지들을 입다물게 만들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고 신기하다가도,,,
어쩌면 그분들 우리 세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폭력의 두려움에 철저히 길들여진 세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