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위를 까대는 분들을 볼때마다 골때리는 게 이 분들이 대체 비폭력주의자인지, 아니면 시위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파쇼들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갭이 참 큰 개념이죠? 비폭력주의자라면 폭력 시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할 당위성이 있어요. 저도 당위성에는 동의합니다. 근데 이 분들 프레임이 어떻죠? 비폭력주의자면 경찰의 불법적인 폭력도 비판해야죠. 상식적으로...ㅎ
경찰의 불법적인 폭력은 나몰라라하죠? 그러니까 이 분은 폭력 시위 운운하며 프티적인 말들을 내뱉는 건 둘 중에 하나라는 거예요. 머리가 멍청이든가, 본인의 정치적 편견과 억견을 예쁘게 파운데이션하는 거죠.
이 분들 진짜 평화 시위를 원해서 저딴 말을 떠들고 있을까요? 내기를 합시다. 진짜 평화 시위를 원하는 건가요? 진짜 평화 시위를 원한다는 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더 잘 알 거예요. 왜? 본인들이 주둥이에서 내뱉는 말을 떠올려 보세요.
이 분들에게 집회나 시위나 아니꼽게 보이는 이유는, 공적인 장소에서 주관적 목소리를 낸다는 그 자체에 있는 거거든요. 집회나 시위는 본래 그런 거잖아요? 공적인 장소에서 자기들 목소리를 내는 거죠. 근데 이 분들은 그걸 이미 폭력으로 지각하고 있어요. 즉 이 부류들은 폭력이고 나발이고 시위 자체가 이미 폭력인 겁니다.
그러니까 평화 시위라는 건 이 분들 대갈통에선 존재할 수 없는 거예요. 아니라고요?
예를들어 봅시다. 이 분들이 떠드는 폭력 시위 운운에서 왜 구호가 문제니 뭐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요? 보여지는 폭력이 문제라고 떠들다가 왜 여느 시위에서 다 쓰는 박근혜 아웃 따위의 구호들에 집착하는 거죠? 시위나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던, 용인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거기에 왜 집착하세요? 이것만 봐도 본인들이 시위를 보는 관점이 폭력이다/아니다의 문제를 본질로 삼고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정치적 잣대를 깔고 시위 자체를 아니꼽게 보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 걸 보여주는 예라는 거죠.
뻔하잖아요?
그렇다면 정리해 보아요. 이게 왜 골때린지. 우리가 집회의 자유라던지, 표현의 자유 따위를 이야기할 때 유명한 볼테르의 명언처럼, 당신이 뭘 주장하던 당신의 자유를 위해서 싸울 수 있다라고 정식화 되어 있죠. 정치적 억견은 억견이고, 최소한 민주주의 사회를 인정한다면 당연히 이 전제에 동의를 했다는 거죠. 이 대전제를 깨고 있어요 이 분들.
그러니까 파쇼식의 사고를 한다는 거죠. 더 심각한 건..
이렇게 꿰어 맞춘 주장들이 어디로 뻗어 나가냐면, 더 심각한 건 공권력-법질서 따위의 것들이 정부의 편에 서 있다는, 즉 법과 공권력의 핵심에 정부를 놓는다는 거예요. 그러니 공권력의 불법이나 폭력은 인지가 아예 안 되는 거죠. 이게 왜 위험하냐면, 민주주의라는 건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정부고 대통령이고 나발이고 일반 국민들과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거예요. 예로 국가에 의해서 피해를 입었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잖아요. 개인이..
즉 공권력도 대통령도 정부도 사실은 법 관할 아래에 있는 거지 그 위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전제 군주나 옜날 봉건주의 시절에나 짐은 곧 법이다 따위의 명제가 통용되었지, 현재는 그런 시대가 아니잖아요. 당연히 공권력의 폭력도 법으로 다스려 지는 겁니다. 근데 이 분들 프레임은 그게 아니라니까요? 저절로 법이공권력과 정부의 의지를 대변하는 거처럼 떠들고 있어요. 이 프레임하에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은 정당화가 되는 거죠.
살인자도 용의자로 지목해서 체포하려면 수많은 절차를 밟아야 돼요. 근데 그런 절차없이 그냥 개패듯 패는 건 그냥 뭣도 아니고 폭력이라고 밖에요. 아닌가요?ㅋ
그러니까 자꾸 이 분들이 비폭력 운운할 때 그걸 곧이 곧대로 들을 이유가 하나 없어요. 그건 그냥 이용하고 있는 화장술일 뿐이에요. 어차피 예나 지금이나 시위에 대한 여론은 딱 반반입니다. 다수고 나발이고 그건 지 꼴린대로 보는 거고요, 예전부터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