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news.naver.com/read.nhn?oid=021&aid=0002332200&sid1=110&mode=LSD
외교에 있어서 내용과 실질이 가장 중요하지만, 형식과 상징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제3국과의 관계 때문에 문서나 말로 표현하기 거북할 경우, 무언(無言)의 행동으로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들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그런 경우다. 양국이 어깨를 나란히 해 피로써 지켜냈고 지금도 지키고 있는 전선(戰線)만큼 북한과 세계를 향해 혈맹을 더 잘 보여줄 장소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7~8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DMZ에 가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안타까운 일이다.
핵심 측근이기도 한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방문도 막판에 취소됐다고 한다. 정부는 이방카가 주도하는 ‘여성기업가기금’에 1000만 달러(약 113억 원) 출연 약속까지 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방카는 3일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여성회의(WAW) 행사에서 연설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트럼프의 첫 아시아 순방을 놓고 각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런데 일본에 비해 한국 방문은 초라할 정도로 격(格)이 낮아지고 말았다. ‘국빈 방문’이라는 말이 민망할 지경이다. 수행 인원도 단촐하고 체류 시간은 24시간 정도다.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머무르면서 아베 신조 총리와 골프 회동도 갖는다. 그러면서 DMZ 방문할 시간은 없다고 한다. 지난 30일엔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도 했다.
이번 트럼프 방문을 계기로 문 정부는 한·미 관계를 성찰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방어(MD)△한·미·일 군사동맹 등 중요한 안보 의제에 대해 중국에 ‘3불(不)’을 약속했다. 친중(親中)선회 선언이나 다름없다. 미국 보수세력은 외교적 모욕으로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스윙 스테이트’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한·미 동맹이 안보의 기축(基軸)임을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된다.
문재인 외교. 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