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남북·북미회담 앞두고 北의 對中 의존도 하락 우려”연이어 열리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소외감’이 팽배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의 정상을 잇달아 만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중국의 처지를 전하며 이렇게 분석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고립 탈피는 물론 한·미 양국과 협상을 통해 비핵화·체제보장의 일괄타결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그랜드 바겐’이 도출된다면 향후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의 영향력 축소로 상징되는 동북아 질서의 재편을 뜻한다. 6·25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북한과 혈맹관계를 맺어왔던 중국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는 점이다.
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을 한 지도자로 평가받길 원하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통일을 열망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급속히 펼쳐지는 외교 현장의 중심에서 벗어난 상태이며, 한·미 양국에 접근하려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게 WP의 진단이다. 최근 ‘한반도 외교’에서 중국의 모습이 흐릿하다는 점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홍콩 린난대학의 장바오위 정치학 교수는 “동북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자평했던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중국의 명성 상실은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중국 입장에서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상회담 이후에 드러날 수도 있는 북한이나 미래 통일한국의 노선이다. 6·25전쟁 이후 미국과의 완충지대로 역할을 했던 한반도의 성격 변화를 중국은 원치 않는다. 중국이 가장 우려할 한반도의 상황변화는 미군의 주둔 속에 남북한이 느슨한 통일 형태를 띠는 것이다. 북한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이미 철회한 상태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도출할 최선의 결과는 전쟁위험이 없는 현상유지일 수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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