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생겨 다녀오느라 늦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제 첫 번째 주제에 대한 님의 의견은 잘 들었습니다. 이제 제 생각을 말씀드리죠.
먼저 '친노'에 대해서입니다. '친노'라는 용어는 '솔직하지 못한 자들의 프레임 놀음이다'라고 정의하고싶습니다. 그렇게 지칭하는 사람도 지칭당하는 사람도 알고있는 말입니다.
우리 정치사에 고인을 중심으로 현실정치에서 계파를 나누는 일은 없었습니다. 왜냐구요? 실질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살아있는 깃발을 따라 움직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천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고인을 계파로 내세워 정치적인 득실을 가린다고요? 있을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노무현 서거 후 이른바 '친노' 정치인들의 분당.분파는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정의당, 새정연의 문재인계 등등. 새정연의 비주류가 일컫는 '친노'는 바로 '문재인계'입니다. '친노'를 척결하자는 이야기는 '문재인계'를 내치자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이들이 그냥 '문재인계'라고 하면 될 것을 자꾸 '친노'라고 하는 걸까요? 그것은 자신들이 정치적인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무현의 부채'를 떠넘길 희생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보기에 '노무현의 부채'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정권을 다시 찾아올 희망이 없다고 보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새정연 비주류 인사들이 솔직하지 못한 점은 두가지 입니다. 첫번째는 솔직하게 자신들의 정치적인 내부 경쟁자인 '문재인계'를 '모든 부채를 감당해야하는 노무현 상속자'로 호도하여 전파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노무현에 대해 그토록 거부감을 가진 그들도 노무현의 '부채'가 아닌 '유산'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떳떳하게 상속자로 나선다는 것입니다.
그럼 비주류가 꼭 집어서 '문재인계'로 공격대상을 지칭하지 않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 이미 현실 정치인으로서 문재인이 가진 영향력이 크기때문이죠. 관념적인 '친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가상의 '반노','비노' 등의 진영을 만들어내면 되지만 현실에서 '문재인'을 이기기 위해서는 이에 대항할 만한 현실 정치인이 필요한데 내세울 이가 별로 없습니다. 안철수, 김한길, 손학규, 박영선 등 후보군은 있지만 우위에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휴머노이드님께서 '친노'는 '극좌 운동권'이라고 하셨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고민입니다. 우리나라 현역 국회의원 7~80%는 운동권 출신일 겁니다. 새누리당도 대권잠룡 대부분이 운동권이었죠. 우리나라의 경우 좌우에 대한 개념이 너무 상대적이라 오른쪽 맨끝자리에 앉아서 보면 다른 사람은 모두 왼쪽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