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진실 보도와 공정 보도에 충실할 때 비로소 언론인 자격이 있다.
진실 보도는 단지 팩트를 보도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사실에 맞게 보도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논할 가치도 없다.
어떤 주장이 있을 때 그런 주장을 받아쓰기만 하지 말고
추가 취재를 통해 그 진위 여부를 따져서 사실에 맞게 보도하는 걸 진실 보도라고 한다.
공정 보도는 상반된 주장이 있을 때 비슷한 비중으로 균형 있게 보도하는 걸 말한다.
그런데 지금 자칭 언론사들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쓰기에만 급급했던 조국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특정한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에만 열중하기 때문에
진실 보도와 공정 보도를 모두 쌩까고 있고
그래서 언론인이 아니라 기레기라는 욕을 처먹고 있다.
그런데 엊그제 보도된 진중권의 발언에 대한 보도의 전말을 따져보니
기본 중의 기본인 팩트 전달조차 안 되기 때문에 기레기라는 욕을 할 가치도 없다.
지난 15일 동아일보는 진중권이 조국 아들이 동양대 인문학 강좌를 듣지도 않고
감상문을 써서 올렸다고 발언했다는 기사를 대문짝하게 보도했다.
그런대 어제 진중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니
진중권이 하지도 않은 말을 왜곡해서 기사를 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중권은 자신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으며
조국 아들이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수료증과 상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은 조국 아들이 올린 감상문이 강연 내용과 달랐다고 얘기했는데,
기자가 왜곡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유시민이 조국 가족의 비리를 덮을 수 있고,
거짓도 참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되었다고 한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유시민은 “윤리적 판단을 위해서는 사실 여부의 확인이 중요하지만
정치적 행동을 위해서는 의혹에 대한 법적 방어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런 발언에 대하여 진중권은 나중애 강연에서
“법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면 윤리적 문제는 덮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중권의 발언을 유시민이 했던 것처럼 뒤집어 씌웠던 것이다.
결국 동아일보 기자는 강연을 들은 뒤에 자기 멋대로 소설을 써서 보도했고
다른 신문사 기자들은 이 기사를 보고 베껴 쓰기를 했던 것이다.
이렇게 대학생 대상의 강연을 자기 귀로 들은 뒤에
팩트에도 어긋난 기사를 꼴리는 대로 써대는 기자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기레기라는 호칭도 아깝고 시정잡배도 어울리지 않고
양아치가 비교적 적절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