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시간이 나서 호연님의 발제글에 대한 답글을 드립니다. 전부터 관망만 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한번 해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가생이에서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진 않으니 간단히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아마 2년전 탄핵정국 때부터 가생이 정게에 입문했다가, 간헐적으로 눈팅위주로만 활동해왔고, 종종 발제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원래 시사게시판에서 자주 활동하진 않지만, 그냥 관심있는 사안에 관해서 종종 다녀가곤 합니다.
이재명을 까기 시작한게 아마 지난 대선 경선때부터였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후보검증을 위해서 이재명의 전과사실들을 다 뒤져보았고, 믿을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이후로 완전히 불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형사법을 공부했었습니다. )
아래 사진은 전에 어느 글의 코멘트로 제가 쓴 내용인데 예전부터 저의 입장이 저렇습니다. 올해 6월에 지선 끝나고 썼네요.
지난글 검색하시면 뭐 대충 저를 파악하실 수 있을겁니다. 뭐, 대충 이재명이 제2의 이명박이 될것이다 그런 내용이죠.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관망하시는 분들이 조심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제가 굳이 관망하시는 분들까지 도발하진 않은 이유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 관망을 하고 계신 분들의 요점이 몇가지가 있죠.
1.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2. (법적)사안 자체가 가볍다.
3. 지금 다루어야 할 더 중요한 의제가 있다.
4. 민주당이 내분되는것이 더 위험하다.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그냥 혜경궁 사건이 전부 사실일 경우를 전제하고 이 글을 씁니다. 정황에 따라 이미 저는 이부분에 대해서 확신하고 있으므로, 굳이 부연하지 않겠습니다. 말도 안통하는 사람들끼리 부연해봐야 소모적인 논쟁이 될뿐이고 판결까지 결론나지 않을 문제 맞습니다.
다만, 세상엔 이러저러한 놀라운 일들이 참 여러가지로 많이 일어나므로, 관망하시는 그 입장은 존중합니다.
2. 법적 사안이 가벼운 것은 맞습니다. 트위터의 내용이 수만건이라고 해도, 선거법과 명예훼손으로 징역이 나오는일은 거의 없습니다. 많아봐야 수백만원어치 벌금형이 고작이겠죠?
근데 이게 정치적/윤리적 문제로 확장되면 사안 자체가 다릅니다. 현 민주당의 지지율이 거의 문재인 대통령에 의존한 것이라는 명제에는 동의 하시겠죠? 지난 지선 결과가 그렇습니다. 민주당 공천만 받았더라면 웬만하면 당선될 수 있었던 수준의 압승이었죠. 이재명 또한 이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즉 이재명을 찍어줬던, 대부분의 투표자들이 문재인 지지자라는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김혜경씨가 문통과 노통을 그렇게 경멸하고 힐난했다면, 그 계정과 좋아요 주고받고 이재명은 당연히 공범입니다. 이것은 문재인 지지자를 바탕에 업은 유권자에 대한 대단한 배신입니다. 대통령이라면 정치적으로는 탄핵까지 몰아갈 수 있는 사안 아닙니까?
예를 들면 이명박이 뒤에서 박정희를 저렇게 비난했다면, 이미 지지세력을 배신한 행위이므로 더이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국정과 도정이 별개의 것입니까? 도지사에 대한 지지가 없다면, 도지사 또한 도정 운영능력을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이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에 관한 대단한 배신이 됩니다.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닙니다. 도지사도 그렇게 가벼운 자리가 아니죠.
3. 유치원법, 사법농단, 삼바사태, 갑질사건 등 중요한 의제 많지요. 근데 결국 이 모든 의제를 덮어버린 책임이 누구에게 있습니까? 그것이 원인제공자인 이재명에게 있는지, 결과로서 발생한 대중들에게 있는지를 묻습니다. 저도 이거 빨리 끝내고 다른 의제 진행경과나 보고 싶습니다. 근데 어떡합니까? 원인을 이재명이 스스로 만들어놓고 책임지지 않는것을. 해명의 논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논점이 여기저기 모순되고, 하다못해 해명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논란을 키우고 있는 것이 누구입니까? 저게 과연 누가 의도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저렇게 만들어질 논란입니까?
결국 저런 중요한 의제에 훼방을 놓고있는 것은 이재명 자신입니다. 그는 적극적인 해명을 똑바로 하던지, 사퇴하던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게 맞습니다. 트위터 본사에 본인 명의 문의하면 명의에 연결된 계정 다 보내준다고 트위터 Q&A에 써있습니다. 이재명은 그 시도조차 하지 않고있죠. "과연 보내주겠느냐"면서요.
그럼 방법 없습니다. 이 건과 함께 다른 중요사안도 병행해서 가져가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재명건이 훨씬 자극적인데, 어떻게 대중이 관심을 끊습니까? 호연님이 그렇게 자제시킨다고 해보셔봐야,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각자 보고싶은걸 보기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호연님의 글조차 무의미한 소모적인 논쟁입니다.
4. 저도 가장 경계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늘 이재명을 경계해왔죠. 자꾸 구설수를 끌고 다니니까요. 이게 민주당에 계속 악재로 작용하니까요. 근데 그 원인이 무엇입니까?
이게 지금 상대방에서 공작한다고 해서 생길 구설수인가요? 그의 인터뷰 태도가요? 그의 욕설이요? 그의 전과가요? 그의 지지자들이요? 원인이 누구에게 있죠?
문통이 10년간 그렇게 집중 견제를 당하며 구설수에 오르내려도, 민주당에 해끼치는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굳이 문통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재명만큼 민주당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없어요.
그 해악이 비로소 내분의 씨앗이 되고, 계속 크래킹을 키워만 가네요. 극성 문통 지지자만 탓할 일은 아니지 않나요? 저도 민주당 미래를 생각하면 김어준이나 이해찬이나 표창원이나 그 이상까지는 너무 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초적 원인은 빨리 제거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이걸 도대체 몇년까지 끌고갈 생각이신가요?
근데 관망하시는 분들은 온통 지지자들만 책임을 추궁하고 계시네요. 저는 이게 가장 묻고 싶었습니다. 악재와 그 원인은 이재명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관망하시는 분들께서 이재명에 대해서 비판하시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온통 지지자만 비판하면서, 책임을 추궁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게 온전히 중립적인 관망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안이 급하다 하시면, 애써 외면하시면 됩니다. 제가 가생이 잘 안오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여긴 이재명 추종하는사람이 너무 많았거든요. 중립적으로 관망하시다가 나중에 판단하실거라면, 그냥 외면하시는게 맞는 판단 아니겠습니까?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