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지적 무력도발과 핵문제는 조금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두 문제 모두 당사자로서 인식하는 우리와는 달리, 북은 핵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를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나를 협상 당사자로 생각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 나와의 신의를 지키지 않았다 하고 그것을 상대도 인정하라 주장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지만) 상대 입장에서 볼 때는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경직된 판단이란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난 쟤한테 욕한 게 아닌데, 자꾸 내가 자기에게 욕했다며 화를 내는 거니까요.
누가 맞고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인식에 있어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무튼 이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 제 햇볕정책 관련 게시글을 보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북한은 원래 정상적인 국가 아니라면서요?
흔히 보수측에서는 야권 햇볕정책을 두고 이상주의에 빠진 비현실적 정책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실제 무력도발 사례만 봐도 금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보수측의 주장이 맞다면, 야권은 대화에만 목 매고 있다가 북이 비정상적인 도발을 하면 허둥지둥 놀라 쳐맞아야 정상인데, 그러지 않았잖습니까?
야권의 지난 정부들은 대화는 대화로, 국지적 도발에 대해서는 더 강한 무력으로 의연하게 대응했습니다.
야권이 대북문제를 대화와 교류로 풀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의 비정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준비했다는 얘깁니다.
중요한 것은 집권기에 국지적 무력 도발이 있었느냐 가 아니라, 그런 도발에 대해 어떤 적절한 대응을 했느냐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야권 집권기에 당시 정부는 대화의 노력만큼이나 군비 강화에도 힘 썼습니다.
특히 국민의 정부 시기는 나라 전체가 IMF체제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이례적이고 놀라운 것이었고, 경제가 한층 안정된 참여정부 시기엔 더욱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덕(?)에 당시 군관련 사이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밀리터리 덕후'라고까지 불렀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대체 누가 진짜 우파이고 보수인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야권 집권기에 이랬던 모습이, 현 여당 집권기엔 어떻게 나타났죠?
북의 국지적 무력도발에 대해 새누리 집권당은 어떤 모습을 보였고 어떻게 대응했나요?
수많은 도발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타격을 준 일이라도 있나요?
대화와 교류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을 추구한다 해서, 다른 변수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그런 노력을 한다 해서 북이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면, 그건 북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인지 묻고 싶군요.
북은 애초부터 정상국가가 아니라면서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역시 애초부터 그런 점을 알기에 대화와 군비강화로 대비했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인데, 대체 뭐가 문제라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과정 중에 야생동물이 이를 드러내고 덤비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길들이기가 효과 없다 말하고 중단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그 야생동물은 절대 길들일 수가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해서 평화통일 노력을 할 필요 없다 한다면, 전쟁을 해야지요.
그런데 그간 새누리 정권의 대응을 보면 과연 그건 잘 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