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집이 경향신문사 근방이라 매일 광화문을 지나가고, 매주말 광화문과 종로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싫어도 한국당 집회를 보게 되는데요.
늘 의아합니다. 그래도 한국 최대 보수정당인데 인원 동원력이 저 정도 밖에 안될까.
당원들과 그 일가친척만 다 끌어 모아도 1만명은 될거라 예상했는데, 막상 모이는 인원은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 부흥회 만큼도 안되더군요.
지난 촛불 혁명 때 수백만 군중에게서 당시 보수집권세력이 느낀 건 죄책감이 아니라 공포였어요.
저도 광장에 나가봤지만, 이 기세로 바람만 더 불면 청와대와 여의도 다 밀어 버릴 수 있겠다 싶더군요.
그걸 막으려면 군대밖에 없는데, 지금이 80년대도 아니고, 현 젊은 세대로 채워진 군대가 보수정권 편을 들어줄 리도 없는 분위기였죠.
당시 복무 중이던 군인들 어떤 분위기였냐하면 행여나 광주 때 같은 명령 떨어지면 장교 뒤통수를 쏴버리고 인증샷 찍어서 영웅 되겠다는 글까지 올라오던 때입니다.
그들은 박근혜를 지킬 방법이 없었어요.
물론 박근혜의 죄상이 드러나는 시점이었지만 헌법재판관들도 그런 공포 분위기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었을 거고요.
남북 문제도, 경제문제도, 외교 문제도 결실을 보려면 아직은 애매한 과도기인 현 시국.. 보수세력이 그 이상 유리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한국당이 매주 총력을 동원해서 광화문을 채우려 해도 사람이 안 모이는 걸 보면서, 진짜 대한민국에서 극우정당이 다시 집권할 일은 없겠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