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선과 내부 개혁.. 노동과 복지, 경제 어느 하나도 녹녹치 않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만 우리는 이내 곧 북핵문제라는 엄청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지자들의 열띤 응원전과 달리 현실에서는 노동과 복지, 경제에서도 아주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으며 북핵문제 해결에서도 역시 엄청난 사회적 대립과 분열 양상을
보이게 될 것으로 생각하네요.
그만큼 모든 문제들이 다 중요하고 각자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들이죠.
내부 개혁문제는 워낙 첨예하게 부딪혀야할 문제들이므로
많은 분들의 그나마 하나로 의견이 모일 수 있는 북핵문제를 얘기해 보려고요.
긴글이 될 듯하므로 관심없으신 분들과 열성 팬클럽분들은 지금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전쟁위기는 아직 채 1라운드 탐색전도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면서 absolutly honored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전의 태도에 비추어보면 대단히 정중한데요..
일단 외교가의 다수는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와의 전화 통화 이후로 공개된 NBC방송과의
회담에서 대화하는 것에는 개의치 않으나 certain circumstance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문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제가 받아들이기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견제라기보다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미간 공식비공식 대화의
진행과 보조를 맞추어 줄 것을 시사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다음날 오슬로에서 민관접촉을 마치고 돌아가던 최선희 북한외무성 미국국장이
취재진 접촉에서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답합니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비공개로 상하원의원들 전원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북핵문제에 대한
브리핑을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압박과 개입이라는 트럼프의 대북 기조가 대화위주로 바뀐 듯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중국의 개입에 단호히 반대하며 북미 양자간 접촉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의 실효성은 이미 종료되었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이렇듯 대화의 분위기로 흘러가는 북미관계에서 왜 전쟁 가능성을 이야기할 까요?
그것은 북핵문제의 해결이 단순히 북미회담만으로 결정될 수 없으며
그 해결의 판돈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북미 모두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측면 때문입니다.
전쟁 위기설이 임박하면 대화와 타협의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반대로 대화와 타협으로 흘러간다는 이야기는0
그 대화가 결렬될 때에 전쟁 위기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 북핵 동결인가.. 북핵 폐기인가?
일단 먼저 미국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해야 합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이 북핵의 동결인가
아니면 북핵의 완전한 폐기인가?
이 문제에 대해 지난 대선후보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명확하게 개념을 설명했는데요..
정의당의 입장은 추가 핵개발을 동결하고 ICBM등의 개발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중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검증 가능하다는 것은 아마도 NPT 사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민감한 문제인지라 다른 후보들은 명확한 자기 입장을 피력하지 않았으나
그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 당도 유사한 입장에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미대화의 선결조건으로 트럼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북핵폐기가 아니라 북핵 동결입니다.
그런데 만약 실제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을 때 그 조건이 북핵동결이라고 한다면
이는 미국 내 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상당한 의견대립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북핵을 동결한다는 의미는 지금 2-30기로 추정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연쇄적으로 미국의 동북아 정책의 전면적 수정과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북한입장은 대단히 명확한 듯 보입니다. 자신들은 결코 핵무력을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북미간 대화를 하며 대화의 여부에 따라 핵보유국으로써
감축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하나의 난제가 던져집니다. 북한이 북핵 동결과 감축협상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들 중에 주한미군 철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 주한미군 철수.. 에치슨 라인의 부활인가? 한반도 평화체제의 시작인가?
북한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 역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작년 초부터 돌았습니다. 미국이 박근혜 정부에게 그와같은 견해를
피력하였고 박근혜정부는 강력반발했다는 것까지가 진위가 불명확한 카더라 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북미간 대화와 협상, 그리고 그 결과물로 정전협정 폐기와 평화협정 대체.
검증가능한 방식의 북핵동결과 ICBM개발 중단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는
작전권 이양과 주한미군의 철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과연 이러한 협상 안을 한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극명하게 대립할 것입니다.
일부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시작으로 보고 완전한 자주적 주권국가로써의 탄생을 축하할 것이고
그 반대편은 에치슨 라인의 부활이며 전쟁의 화마가 목전에 닥쳤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타결할 수 있을것인가? 저는 불가능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능하지도 않을 것으로 봅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트럼프 정부가 만약 카더라라는 소문과 같은 대북 협상 태도를
취한다면 그 합의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지긴 할 것이지만 문재인 적극지지자들을 포함해서
현재 국민들이 그와같은 협상 안에 찬성할 것으로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 재정 절벽, 시퀘스터..유사한 문제의식..
트럼프의 올초 예산안 공개는 파격적이었습니다. 재정절벽으로 인한 국방예산자동삭감제도인
시퀘스터를 폐기하면서 540억달러 증액을 제시했었죠.
트럼프 예산안 이전의 미국은 지구방위군으로써의 역할을 포기했고 재정부족으로
지구기동군이라고 불리는 제3국에 대한 전쟁수행파병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시퀘스터 폐기안을 내놓자 미국의 전쟁수행능력이 부활되는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난타전 끝에 트럼프의 예산안은 대폭수정되고 삭감되어 통과되었지만
그래도 125억불의 국방예산 증가를 실현시켰습니다.
물론 미국은 여전히 재정감축에 시달리고 있고 동북아에서 일본을 거점으로한 2선 후퇴전략이
아직도 유효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상군 병력을 감축해야하기 때문에
외국의 상시주둔군을 감축하고 기동군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문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즉 경비를 너희가 부담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빼겠다는 협박입니다. 이것이 협박인 것인지 정말 속내인 것인지는
북미회담의 진행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미국의 주요 사정은 현재의 해외파병 주둔군을 감축해야하거나 그 비용을 축소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전쟁을 발발시켰던 애치슨 라인의 경우에도 당시 미의회는 재정감축에 사딜려야 했고
그 대안으로 동북아의 거점을 일본으로 정하고 2선 후퇴를 하면서 기동군화를 모색하면서
같은 문제의식 속에 있었습니다.
>> 한국의 자주국방력은 과연 북한을 압도하는가?
주한미군철수를 전제로한 한반도 평화 구상이 의미있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군의 전력이
과연 북한과 대비해 어느정도인가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의견이 분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상 대한민국이
북한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있는 것이 분명하며 심지어 현재 북한군의 전쟁수행능력에 대해
궤멸적인 상태로까지 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반대의 의견도 있습니다. 국방부 예산을 타먹기위한 과장된 의견일지라도
참고해봐야 합니다.
2014년 국회출석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한미동맹에 기초해 싸우면 우리가
월등하게 이기지만 미군을 제외하고 남북한이 1: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진술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그렇지 않다고 진화했지만
다른 답변에서는 한국군 전력은 북한의 80%라고 이야기합니다.
2016년 3월 조선일보 보도에서는 익명을 전제로한 전직 군간부의 남북한 평가가 실렸는데
공통된 견해는 무장능력은 한국군이 더 뛰어나지만 탄약이 형편없이 부족하다고 피력합니다.
실탄 뿐만 아니라 포탄, 미사일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군의 보급없이는 회의적이라고
말합니다.
2014년 국정 감사에서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손인춘의원은 전쟁 6일이면 한국군의 탄약은
모두 소진된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작전계획은 이와 같은 한국군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기속결이라는
기치아래 3일 전쟁 시나리오를 자신합니다. 중부고속도로 등 잘 닦인 도로망을 통해
남부의 항구까지 돌파한 후 미군의 보급을 차단하고 승리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북한의 전면전 수행 능력에 대해 거의 모든 전문가는 망상에 불과한
가치없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군철수 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전제를 생각한다면 한국군은 미군철수를
가정한 자주국방력 증가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ICBM과 SLBM을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미국은 궁지에 몰려 있어...
올해와 내년은 북핵문제 해결의 중대 고비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반도 전쟁 위험이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어떠한 수단으로던 북핵이 미국을 사정권으로 두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대화와 타협이 우선시되지만 전쟁이라는 시나리오 역시 테이블에서 치워지지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그 대화와 타협이라는 안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써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고 전쟁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짓을 할 수도 없습니다.
미국은 발사의 왼편이라는 비공개 작전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지연시켜온 것으로
NYT폭로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금일 발사한 정체불명의 북한 미사일 등으로
추론해 보건데 발사의 왼편 작전을 통한 지연도 무력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전까지 거론되었던 북한 정밀 폭격 등의
작전은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이전까지는 휴전선의 장사정포가 위협용 공갈포였지만
북한이 비대칭무기의 카드를 한장 더 쥐고 있다면 북한은 정밀 폭격 즉시 장사정포를 개방하면서
수도권을 혼란에 빠뜨리고 한강을 이용한 테러에 나선 후 핵무기를 쥐고 흔들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즉 이제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의 다음카드는 전면전까지도 가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자주국방을 강화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게 현재로썬 최선.....
문재인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를 감안한 최악의 경우까지를 모두 상정한 후 그에 맞춰 1%의 헛점도
허용하지 않는 자주국방의 강화와 대비를 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것이 최선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의 북핵 위기 사태 때만 하더라도 남북한의 합의와 대화가 중요했으나
이제는 판돈이 너무 커져버렸다고 봅니다.
이미 북한은 핵을 보유했고 미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은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지요.
때문에 한국정부의 입지는 보다 축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