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088&aid=0000650531&sid1=110&opinionType=todayEditorial
또다시 '적폐(積弊) 논쟁'이 불붙었다. 이번엔 기존과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정권이 전·전전 정권을 단죄하고, 야당 등 반대 세력을 억누르는 데 '적폐 프레임'이 동원됐다. 좌파 진영에 적폐 청산은 전가의 보도였다면 우파 진영에 적폐 프레임은 헤어나기 어려운 멍에였다. 하지만 이번 적폐 논쟁은 "누가 진짜 적폐인가"란 물음을 국민에게 던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적폐 논쟁 불씨는 좌파 진영 인사인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가 붙였다. 그는 '협치'를 주장하고 나선 미래통합당을 향해 "적폐 세력들이 협치란 말을 너무 쉽게 더럽힌다"며 "발전적인 방향을 막으며 적폐를 강화하는 상대가 협치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생떼일 뿐"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통합당을 적폐 프레임에 가둬 옭아매려는, 그동안에 자주 써먹던 전술을 다시금 들고나온 것이다.
우 전 대표 주장에 대한 진보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반격은 통렬하다. 진 전 교수는 "현재 적폐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을 신(新)적폐, 통합당을 구적폐로 부르자"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신문지상에 오르내린 어지러운 적폐 사건의 주역들은 모두 민주당 혹은 그쪽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드러난 적폐들로 진 전 교수는 여론조작(김경수) 뇌물수수(유재수) 투기의혹(손혜원) 입시부정·감찰무마(조국) 허위인턴증명(최강욱) 환경부 블랙리스트(김민경·신미숙) 성추행(안희정·정봉주·민병두·오거돈) 선거개입(청와대 부서 전체) 국고 삥땅(백원우·윤건영) 등을 들었다. 구설에 오른 윤미향 의원을 빼고도 이 정도라는 게 진 전 교수 얘기다.
문 정권은 총선 압승 후 제2의 적폐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야당을 향한 '적폐 세력' 비판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조사 등 과거사 뒤집기를 통한 적폐 청산을 시작했다. 상생과 협치는 무색해지고 국론 분열이 도질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적폐 논쟁은 '진짜 적폐'는 어느 쪽인가를 국민으로 하여금 따져보게 만들고 있다.
알고보면 민주당도 더러운 인간들 진짜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