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시절 이후 그들의 전가의 보도와도 같았던, 독립운동가이건 민주투사건 못 자르는 것이 없었던 명검 빨갱이검이 냉전종식 후 수십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그 수명을 다해 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총선은 물론 이번 대선에서도 끈질기게 제기됐던 색깔론은, 북핵위기가 불거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았죠.
체제경쟁은 오래 전에 끝났고, 이미 북한은 정치 경제 문화 군사력 모든 부분에서 우리의 상대가 아닙니다. 인간에게 자유와 선진 문화를 버리고 스스로 퇴보하려는 습성은 없기에, 상식적으로는 종북이란 말 또한 어불성설이고 이를 국민들도 잘 알게 됐기 때문이겠지요.
옛 추억을 잊지 못하고, 또는 정부를 공격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여전히 색깔론에 매달리는 이들이 사라지진 않겠죠. 실제로 이제는 술먹고 주정부리는 주사파와 헷갈릴 정도로 잊혀져가는 단어, 주사파까지 되살리며 가생이에도 출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들의 집단지성에 대한 희망을 보았고, 따라서 색깔론 같은 비생산적이고 철지난 음모론의 자리를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안보에 대한 고민이 채워갈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