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알릴레오를 통해 범진보 편파방송을 표방하며 정치평론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 말은 모순된다.
정치적 메세지는 지지자와 동지들에게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걸 역이용하려는 적이 더 많이 귀기울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치적 메세지도 과장과 왜곡의 역정보를 내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유시민은 마지막 알릴레오방송에서 썰전이라는 정치평론을 할 때의 자기갈등을 표현했다. 그에게 정치적 메신저의 역할은 그가 원하지 않는 선동가를 원하고 있었다.
떠나고자 했던 그에게 다시 원치않는 역할을 주문받고 그가 내놓았을 답은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하게 하겠다'였을 것이다.
범진보 편파방송이라는 이름 속에 원치않는 역할로 내몰린, 자신에게 이런 정당성이라도 주고 싶었을 것이다.
본인이 범진보 정치 메신저라는 입장과, 공정한 사실을 전하고자하는 지식인의 욕구 사이에서 순간순간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화려하게 떠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마지막 그의 언행은 정치적 메신저로서는 분명한 실수였다. 하지만 그의 헌신과 갈등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 그가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의 완벽성을 알기에 남의 비판보다 자신의 자책이 더 혹독할 것같아 너무 안쓰럽다.
어떤 세력이나 집단을 대표하거나 대변하지 않고, 자신만의 지성과 논리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웃으면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