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에서는 전력설비를 관리하는 주체인 한전이 적자로 인한 ‘비상경영’으로 해당 물품 교체와 관리를 부실하게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변압기 교체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비와 유지보수 관리비를 줄이고 사용연한을 늘린 것이다. 사고가 난 개폐기와 리드선은 13년 전에 설치됐다. 전력기자재 업체 관계자는 "원래 12년마다 교체하던걸 기한연장을 15년 이상으로 늘려 최근 송변전 기자재들 구매량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전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신규 공사와 자재발주 물량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 이상 물량이 줄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한전의 고효율주상변압기는 1월에 1만 2030대, 2월에 9861대, 3월에 4334대가 발주됐다. 지난 3일에 나온 4월 1차 물량은 216대에 불과하다. 배전 유지보수 예산은 변압기, 개폐기, 스마트계량기(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 전선 등 배전설비의 교체·보강 등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을 말한다. 예산 삭감으로 인한 영향은 당연히 협력업체에도 이어졌다. 한전의 배전단가 협력업체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14명 정도의 배전전공기술자를 보유해야 한다. 이들은 단가공사에 등록돼 있기 때문에 다른 공사에 투입할 수 없다. 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매달 총 1억원 내외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