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과 성격의 관계에 대해서 믿거나 말거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를 참 좋아하는 듯 합니다.
꽤나 오래전부터 인류는 특정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났고
과거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쩌면 본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통계학과 경제학에 의한 미래예측도 사실은 비슷한 개념인데
물론 통계학의 경우 그 자체의 오차를 최대한으로 줄이면 나름 신빙성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경제학에서도 어느정도는 적용되는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맹신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어떤 선거의 사전조사 후 통계자료를 보니 어떤 후보가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았다고 가정하고
따라서 이 후보는 실제로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이 되어도 좋다"라고 주장한다면?
여기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분명히 통계에 의한 근거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다 높다"의 가설이지
결코 "반드시 그렇게 된다"라는 진리나 법칙수준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현대의 대표적 통계학인 빅데이터만을 보더라도 이는 활용의 도구이지
명확한 미래에 대한 근거는 분명히 아닙니다.
애초에 존재하는 목적이 약간 다른 것이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여 발생될 수 있는 시간, 비용에 대한 손실을 줄이는 목적 보다
이를 활용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는 목적입니다.
머 .. 이렇게 말하니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와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인류는 타인의 성격과 성향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너무 다양하다보니 이를 특정 기준으로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얼굴로 때로는 손금으로 때로는 그 사람의 이력으로 때로는 대화에서 때로는 행동에서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단정지으려 합니다.
이는 간혹 차별을 만들기도 하고 선입견을 만들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성향이 너무나 다양해서 이를 단순화 하고 싶은 욕구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성격과 성향은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생기거나 변화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또한 웃기지만 위에서 언급한 차별과 선입견에 의해서 변화하거나 결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타인의 성격과 성향을 단순화 하면서 생긴 오류들이 다시 나의 성향과 성격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 외에 너무나 많은 내, 외부 영향에 의해 결정되고 변화할 겁니다.
사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정말 보수와 진보가 결정되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과거 군주제나 봉건시대에는 대체 누가 우파고 누가 좌파일까요?
프랑스혁명 전에는 우파와 좌파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는데 그 전에는 없던 성격과 성향이
갑자기 만들어진 걸까요?
보수와 진보 혹은 우파와 좌파를 "어떤 기준"에서 나누고 또 여기에 "어떤 유명인"들을 대입해서
마치 이게 진리이고 사람은 모두 여기에 포함이 되는 것처럼 꾸민 글들이 인터넷에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이게 참이 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과거"에 존재했던 특정 "사안"을 기준으로 여기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서로 무리를 지어
"특정 주장"을 했다면 이는 미래의 입장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헌데 "현재 혹은 미래"를 기준으로 특정 "사안"도 없거나 너무 많은데 여기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관된 특정 주장"을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건 누가봐도 거짓이 되는 겁니다.
나는 B형이라서 성격이 욱하는게 아니라 그렇다는 근거도 없는 주장을 맹목적으로 믿어서 간혹 욱할때
이를 자기합리화하려는 목적이거나 정말 멍청하거나 .. 둘 중 하나겠죠.
사람은 수십년 살다보면 몇번은 욱하기도 하고 소심해지기도 할 겁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기도 하고 유지를 원하기도 할 겁니다.
절대 무조건 어떠한 사안이든 변화를 원하고 무조건 유지를 원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 겁니다.
마치 사실처럼 떠드는 "정치 성향"의 기준을 잘 살펴 보세요.
거기서 말하는 보수와 우파(혹은 우익)는 대다수 냉전시대의 민주주의나 민족주의를 지칭하는 내용들이고
진보나 좌파(혹은 좌익)는 냉전시대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지칭하는 내용입니다.
거기서 말하는 유명인들은 전부 냉전시대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이나 냉전시대에 살던 사람들입니다.
즉, 과거 냉전시대에는 좌파와 우파, 혹은 보수와 진보의 분류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아니라는 겁니다.
우파의 가장 중요한 사상이 자유고 좌파는 평등이라고들 하죠.
냉전시대에 우파의 핵심국가인 미국의 모토가 자유고 소련은 평등이죠.
애초에 소련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인데 여기에서 소비에트는 러시아어로 평의회 또는 노동자, 농민 평의회를 뜻합니다.
음... 지금 냉전시대 아닙니다. 오래전에 끝났구요. 소련도 없습니다.
굳이 냉전시대의 대표적인 이념을 기준으로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맞춰야 하는 그 어떠한 이유도 없습니다.
얼마전 언급했던 비밀선거가 민주주의의 중요한 사항인 이유가 바로 민주주의의 가치 실현이라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방해는 무조건 직접적인 방해만 뜻하는건 아닙니다.
내가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고, 그러한 성향과 성격을 갖출 수 있는 상태를 방해하는 모든것이 해당됩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사고하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럴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간혹 한 세기 전 사상에 갇혀 본인의 권리를 스스로 제한하고 박탈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보통의 경우 "분류"는 단지 "편의상"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