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탈북자가 문재인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
글 | 김영호 탈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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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출범 심포지엄이 열렸다. 문재인 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친 뒤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조선DB
탈북자들이 좌파정권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탈북한 시기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수백 만 명이 굶어죽는 참상이 터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탈북 했습니다.
가까스로 북한의 국경을 넘어 탈출했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불법체류자, 심하게는 범죄자로 규정하고 대대적으로 체포, 북송시켰습니다. 그때 중국을 유랑하는 탈북자들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한국행이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한국정부의 해외공간을 찾아가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했지만 무자비하게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김정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중국내 외교 공관을 통한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최초로 이루어진 '사변'은 아이러니 하게 외국인이 기획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독일의사 노르베르트 폴리첸 박사는 2002년 3월 14일 중국에서 유랑하는 탈북자들을 베이징의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시켰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인간이하의 학대를 받으며 유랑하던 탈북자 문제가 전 세계에 알려지고 김대중 정부도 마지못해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탈북자들은 김정일을 자극할 수 있는 껄끄러운 문제라는 이유로 많은 제약을 받았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대학교원으로 근무하던 한 사람은 중국으로 탈북한 후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중국 어선의 어부로 일하다가 한국영해에서 해군 경비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가 탈북자임을 밝히자 경비함의 장교는 “김정일의 비자를 받아가지고 오라”면서 그를 쫓아버렸습니다. 그는 몇 년 후에 동남아의 먼 길을 에돌아 한국에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지난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대한민국정부가 기권을 선택했는데, 그 이면에는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비서실장은 문재인 의원이었습니다.
이제는 확실하게 알 것 같습니다. 좌파정권이 왜 탈북자들을 싫어했는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왜 “남조선 괴뢰는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우리의 상대는 미국”이라는 수작을 인민들에게 선전했는지, 그리고 김정일 정권이 왜 한국에 오만했는지를 확실히 알겠습니다.
지난 좌파정권시절 한국정부가 김정일 독재정권과 내통했다는 뉴스를 들으니 별안간 두려움이 생기는 것을 어쩔 수 없습니다. 이유는 좌파정권에서 비서실장을 하시던 문재인 의원이 지금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의원에게 묻고 싶습니다. 혹시 문재인 정권이 생겨나면 북한의 김정은 독재정권은 틀림없이, 제일 먼저 북조선독재정권의 잔인한 인권유린과 핵미사일개발을 반대하여 싸우는 탈북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중지시키라는 요구를 할 것입니다.
그때 문재인 의원님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대단히 불편한 질문이지만, 진실을 말해주어야만 합니다.
탈북자 김영호(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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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색 부분은 대단히 충격적인 이야기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