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특정 회원에 대한 반말,욕설 글(운영원칙 2,3항) 3회 위반시 접근 차단 조치 됩니다.(원인제공과 관계없이 조치)
하오니, 절대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법 위반 및 정치관계법 위반행위 신고는 아래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http://www.nec.go.kr
HOME > 커뮤니티 > 정치 게시판
 
작성일 : 14-12-20 23:23
민주주의의 죽음, 헌재의 죽음
 글쓴이 : YS사랑
조회 : 472  

헌법재판소가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소속 의원들의 국회의원직도 박탈했다. 그런 결정에는 제대로 된 증명도 확실한 근거도 없다. 다수에 거스른다고 소수 정당에 함부로 사형 선고를 내린 꼴이다. 관용과 다원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는 이로써 송두리째 부인됐다. 지금 여기, 해산과 해체의 위험에 처한 것은 수십년 간 힘겹게 일궈온 한국의 민주주의다헌재 결정은 사법사에 남을 큰 오점이다. 법의 칼을 빌린 정치 탄압은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1974년 박정희 정권의 인혁당 인사 사형이 그러했고, 1959년 이승만 정권이 진보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조봉암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한 일도 있다. 당시 진보당은 정부 부처의 등록취소로 해산됐지만, 1958년의 대법원은 '진보당의 정강·정책은 위헌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적어도 이번처럼 정당의 주요 인사와 정당 자체를 억지로 동일시하지는 않았다. 1960년 헌법에 정당해산 제도가 도입된 것도 '민주주의의 적에 대한 방어'보다는 행정부에 의한 등록취소 따위로부터 정당의 존속을 보장하고 '정당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정신은 지금 헌법에 오롯이 이어졌다.

그런 점에서 통합진보당 등이 대의민주체제의 구성원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민주주의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생각과 주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에서 해방된, 민주주의의 징표다. 진보 소수세력에 대한 축출 선언인 이번 결정은 그런 역사의 시계를 되돌린 것이다.

헌재가 이번 결정을 정당화한 논리와 명분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정당해산은 최후의 수단으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할 제도다.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구체적'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 헌재는 당 강령 등에선 그런 위험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진정한 목적'이나 '숨은 목적'을 추정해보면 그런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숨은 목적'이야말로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하는데도, 헌재는 구체적 증거도 없이 이들의 주장이 북한의 그것과 유사하므로 북한 동조가 통합진보당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권위주의 시절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검찰이 펴던 막무가내식 논리 그대로다.

시간에 쫓기듯 1년도 안 돼 결론을 서두른 점도 의아하다. 이석기 그룹의 활동이 잘못이더라도 이를 10만명의 당원을 지닌 통합진보당 전체의 행동과 곧바로 같이 볼 수는 없다. 그런데도 헌재는 이들이 '주도세력'이므로 정당의 활동이라고 곧바로 선언했다. 그들이 실제로 당 전체를 장악했는지, 당 전체가 그 의도대로 움직였는지 증명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단정했다. 그러고선 이들 주도세력의 성향과 활동 등에 비춰보면 '실질적 위험'이 있다는 비약적 논리를 폈다. 형사재판에서 '아르오'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았고 내란음모에 무죄가 선고된 상태에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바로 그런 혐의를 이유로 앞질러 한 정당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다. 헌법과 법률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도 의원직 상실까지 선고했으니, 헌법적 판단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는 월권이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입을 피해는 막대하다. 정당의 강제해산으로 민주체제의 중요 요소인 정당의 자유, 정치적 결사의 자유는 심각하게 제한될 것이다. 진보 논리에 찬성했던 많은 이들의 정치적 의사는 위헌이나 종북 따위로 왜곡되고 제도권 밖으로 내쳐질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빚어질 갈등과 대립은 또 얼마나 심할 것인가. 지금은 통합진보당이 쫓겨나지만, 다음은 누가 당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1987년 헌법의 산물인 헌재가 87년 체제의 핵심인 관용과 상대성의 민주주의 정신을 스스로 부정한 상처도 오래 남을 것이다. 8대 1이라는 헌재 재판관의 의견 분포가 우리 사회의 의견 지형을 반영한 것인지를 묻는 헌재 구성의 문제도 불거질 것이니와, 헌재의 존립 근거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될 것이다. 헌재가 자신을 자해하면서 한국 민주주의를 저격한 결과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218,60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3) 가생이 08-20 261440
공지 정게 운영원칙 Ver.2018.03.27 (1) 객님 12-03 837778
77652 미사일 사거리 제한 전면 해제 말에요 ? (20) 달의몰락 05-21 473
77651 이게 한번쯤은 썼을꺼라고 생각함 (6) 민주혁명 01-01 472
77650 잠금 (57) 뻑이가요 07-19 472
77649 춥네요 (1) 나리가 11-18 472
77648 리괴수, 리정희, 김욕민, 리회찬, 졷제동, (3) 삼성동2 11-25 472
77647 박근혜씨도 나이도 어느덧 64세인데 쉬어야지 (4) 호두룩 06-06 472
77646 사나이 이명박! Desperado 11-29 472
77645 간략한 우리나라 대외사정 (9) Boysh 12-06 472
77644 아니라고? (3) 정닭밝 12-15 472
77643 정치.. (3) 푸우님 04-24 472
77642 질문드립니다. (6) 나물밥 04-27 472
77641 엌 21 퍼센트 지지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삼성동부활 08-09 472
77640 이미 사망한, 사람들 신변잡기, 이야기는 왜? (2) 무적칼바람 10-01 472
77639 자기 결론도 모르고 글을 쓰다니; (10) 민주시민 10-02 472
77638 뇌물려니 : 미국 엉뎅이나 꼭 붙잡고 있어가지고 !!!!! (4) 삼성동부활 10-24 472
77637 대한항공에서 승무원들에게 다음달에 미친년 12-26 472
77636 일본 사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 500원 03-13 472
77635 대통령이 고산병에 걸린건 도대체 왜 보도하는거죠? (7) 인간성황 04-27 472
77634 애매한 대한민국의 좌익.. (2) 막걸리한잔 10-14 472
77633 인천 신학용의원도 탈당멤버로 슬그머니 합세했네요 (1) 희맹 01-14 472
77632 한일 위안부 합의 한 달…논란은 '현재진행형' (3) 블루하와이 01-28 472
77631 그네 박이 어릴때부터 청와대에서 살아서.... (3) 둥글둥글 03-17 472
77630 사표심리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는듯.. (3) 제이미꺼랑 04-14 472
77629 향후 대선구도는 민주당 VS 보수 단일화 VS 안철수 가 될… (9) 콜라맛치킨 02-01 472
77628 안사쿠라. (8) 추리의세계 02-04 472
 <  5631  5632  5633  5634  5635  5636  5637  5638  5639  56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