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무장을 한 채 군사분계선 부근 미군사격장을 거쳐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했다.
21일 주한미군사령부는 "대한민국 방호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이고 굳건한 공약의 일환으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오늘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알렸다.
B-1B 2대는 군사분계선(MDL) 동부전선과 MDL인근에 위치한 경기도 포천 미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상공을 거쳐 오후 1시 10분쯤 오산기지 상공에 도착해 앞뒤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저공비행을 했다.
각종 미사일과 지하시설 파괴용 유도폭탄 등을 탑재하고 포천 미군사격장 상공을 비행한 것은 유사시 북한에 대한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공군 F-15K 2대와 미 공군 F-16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한 B-1B 2대 가운데 앞서던 1대는 곧바로 괌 기지를 향해 떠났고 뒤따르던 1대는 선회 비행을 거쳐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B-1B가 한국 착륙이 확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엄중히 바라복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분석된다.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는 한동안 출격 태세를 유지하며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B-1B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지난 13일에 이어 8일 만이다.
지난번엔 B-1B 2대가 한반도 상공을 수십 분 동안 비행한 다음 모두 괌 기지로 돌아갔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초음속 폭격기인 B-1B는 최대 속도가 마하 2로,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가장 빠르다.
B-1B는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당초 핵폭격기로 개발됐으나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2011년 핵폭탄 탑재 장치를 제거했다.
B-1B는 핵무장은 못하지만, 합동직격탄(JDAM)을 포함한 위력적인 재래식 폭탄으로 융단폭격할 수 있는 데다 스텔스 성능까지 갖춰 유사시 북한 지도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유사시 최대 속도로 비행하면 괌 기지에서 출격한 지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B-1B는 지난달 초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괌 기지로 전진 배치됐다.
일각에선 주한 미 7공군이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를 오는 24∼25일 부대 공개행사인 '에어파워 데이'에서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 놓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미국도 참을성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