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분들께서 많이 말씀하시고 큰 오해를 하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북한도 잘못 했는데, 혹은 북한이 더 잘못했고 원인 제공을 했는데, 왜 우리 정부와 그 수반만 비판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고, 여기서 조금 오버하는 분들은 '그래서 너희는 종북 빨갱이'라는 논리의 비약에까지 이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런 주장은, 이런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조차 비참하게 여겨질 정도의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 축구 국대가 어디 축구계 변방의 나라들과 졸전 끝에 신승을 거듭한다 합시다.
당연히 많은 우리 국민들이 부진했던 우리 선수들이나 감독에 비판을 칼날을 들이댈 것이고, 걔 중에는 자극적인 언사도 적지 않을 겁니다.
사실 그런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런데 그런 비판을 하는 이들이 우리와 대전한 축구 변방국을 비판하지는 않죠. 솔직히 부진하고 잘 못한 우리팀에게도 진 것이니, 그들이 우리보다 잘 했을 리는 없었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비난은 커녕 되려 '생각보다 잘하더라'라고 칭찬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은 흔하죠.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그것은 첫째, 기대치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상대가 우리보다 못한다는 건 이미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겁니다. 기대치가 낮으니 실망감도 더 적고 생각보다 잘하면 되려 칭찬까지 하는거죠.
그것을 왜 우리보다 더 못한 쟤들에겐 욕을 안해? 라고 항변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이 더 이상한 겁니다.
둘째. 비판을 통해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팀이고 우리 감독이니까요. 우리 의견의 영향력이 미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다른 나라, 다른 팀과 그 감독에 대해 비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요. 말해봐야 입만 아픈 겁니다.
하지만 우리팀이라면 얘기는 달라지죠.
나와 우리들의 의견이 여론이 되면 제한적으로나마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정도는 가질만 합니다. 그러니 더 많은 관심과 비판을 하게 되는 겁니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여길 수 있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잘 이해해 주길 바라며, 적어도 앞으로는 '쟤가 더 잘못했는데, 왜 우리를 더 욕해?'라는 초딩스러운 오해와 멘트는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