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는 통일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흡수통일을 이룬 서독은 년간 1~2만명의 이산가족 상봉과 그 중 동독인 고령자에 한하여 영구거주까지 추진했다. 그에 따른 보상금을 받은 동독이 ‘이산가족장사’를 한 것이지만 한반도 상황과 비교하면 짧은 분단 기간 동안 민족 동질감 회복에 지대한 노력을 기울인 서독이다.
한국을 보면 어떠한가?
어느 정치이념을 막론하고 이산가족상봉은 정권 치적용이 된지 오래이다. 정권별 명절에 추첨까지 해서 성사시켰다는 인원이라곤 몇백 명 뿐이다. 이래 가지고 무슨 통일을 운운하는가? 동독보다 3배만 잘 살았다는 경제강국 서독과 달리 한국은 45배로 못사는 북한을 어찌해 볼 능력이 없겠지만 의지 조차 없는 것이다.
정치적인 환경을 보자.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수립, 1948년 9월 9일 북한(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수립, 1991년 9월 18일 대한민국, 북한 유엔 동시가입으로 이미 한반도는 두 개의 국가가 된 것이다. 이 두 국가가 자기네 헌법을 운운하며 나머지 반쪽을 자기네 땅이라 하지만 이는 한국과 북한간의 주장일 뿐 그 어떤 제 3국조차 동조할 이유가 없다.
이미 대한민국과 북한은 각종 국제대회, 국제행사에서 다른 국가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국 정치가 통일을 주장하려면 ‘국제법상 영구분단'격인 유엔 동시가입을 막았어야 했고 현재에는 북이 테러지원국이라는 것을 빌미로 유엔에서 퇴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적이 핵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교전국 지위로 NPT를 탈퇴한다음 자체 핵무장에 의해 한반도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할텐데 일어나지도 않은 국제 경제제재와 아시아 핵경쟁을 운운하며, 그저 곤란한 일이라면 회피하려는게 한국 정치다. 아직도 이조시대부터 이어진 무능의 극치를 뿌리치지 못하고 어쩌다가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한반도기나 단일팀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감성에 젖어들게 하는 쇼맨쉽이 전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국으로 결제 받으러 가야 할 주제라면 줄이라도 제대로 서서 국민을 안심시키든가? 뭘 어쩌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물론 우리 정치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평화통일은 한 쪽의 의지만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국제법상 두 개의 국가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민주주의와 인권유린의 숙주인 독재국가가 어찌 한 나라로 통합할 수 있겠는가?
우리야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평화통일을 지향한다지만 북한이 말하는 통일은 적화통일이요 고려 연방제는통일전선전술이다. 결국, 북한의 목적은 미군을 철수시키고 경제지원 요구를 필두로 한국의 풍요로움을 집어 삼키겠다는 것이기에 한국이 통일할 방법이라면 전쟁으로 북한이라는 국가를 침탈하는 것 뿐이다.
이런데도 우리 정치가 통일은 없다고 못박지 못하는 이유라면 통일세 때문이 아닐까 한다.
3000조라 엄포까지 해놓은 마당에 어찌 눈먼 돈을 포기할 수 있겠나?
이제 그만 있지도 않은 통일로 대중을 우롱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