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 남편·자식 잃고 ‘북한군’ 날조된 두 여성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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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 62번’으로 지목된 김진순(86)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11월 사망한 리을설 북한군 원수로 날조됐다. 80년 5월 당시 독일 기자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가 상무관(옛 전남도청 앞)에서 아들의 주검을 찾는 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었다. 이 동영상 등을 두고 리을설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리을설은 5·18 당시 광주 북한특수군 현장 지휘 총사령관으로, 여자로 변장해 활동했다”는 것이 일부 극우세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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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광주 국회 청문회(1988년), 5·18특별법(1995), 검찰 수사(1996년), 대법원 판결(1997년) 등을 거쳐 민주화운동으로 이미 사법적·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대법원은 1997년 전두환 등 신군부 지도부에게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광주시민을 살해한 혐의(내란 목적 살인죄 등)를 인정해 유죄를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일부 세력이 ‘북한군 개입설’을 내세워 5·18 왜곡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어, 이를 처벌할 ‘5·18민주화운동 부인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최근 한 학술회의에서 “현재 이뤄지는 5·18 왜곡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상징조작’의 일환이다. 5·18 상징조작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탈냉전 개혁정권의 정당성을 박탈하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냉전수구정권의 정당성을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