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김대중, 노무현을 이어오면서 퍼부어지던 저주가 오로지 문재인만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이 그렇게 온 몸으로 저들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는 동안 안희정, 이재명은 별로 시달리는 것 없이 편하게 대선 주자 노릇하고 있다. 그들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겠지만, 최소한 이 지긋지긋한 종북 공격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
문재인 자신이 원해서 그 딱지를 이마에 붙인 것은 아니므로 일부러 고마워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알고는 있어야 한다. 문재인이 전방에서 칼부림에, 총질에, 대포까지 얻어맞으며 버티는 동안, 그들은 후방에서 편안하게 경력을 쌓고, 성공을 이루어내고, 지지를 높여올 수 있었다는 것을. 김대중과 노무현의 후예라면 골고루 함께 받았어야 할 공격을 오로지 문재인 혼자서 온 몸으로 막아내고 있다는 것을.
그걸 알고 있다면 "광주 호남 민중에게 사과하라"느니, "표창장 버리고 금남로를 밟으라"느니 하는 소리는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이 계면쩍은 표정으로 공수부대 사진을 들어올리던 순간을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짠하고 애잔해진다. 제발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던 문재인을 거들어주지는 못할 망정, 더 힘겹게 만들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