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나라당 대표 시절 한 기자가 인터뷰 중 “최태민이 비리를 저지르고 박 대표를 이용했다는 말이 있다”고 물었다. 박근혜 대표 목에 파란 힘줄이 솟고, 목소리가 떨렸다. “그 분은 저 때문에 큰 고통을 당했어요. 아버지가 조사도 했지만 드러난 것이 전혀 없어요.” 그 이후에도 “다 음모다.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말을 못 하냐”고 했다.
2.
-그는 특히 "대표 시절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한 적이 있다. 꿈에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나타났다고. 그리고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밟고 가라.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최태민 목사와 상의하라'. 귀곡 산장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라고 주장했다.
feat.최순실
-그러니 당대표가 됐을 때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의 불만이 컸다. 그래서 이른바 '박근혜 대표 오픈 하우스'를 했다. 대개 유력 정치인의 집은 기자들에게 개방되어 있었으나 박 대표는 집 개방 자체가 뉴스였다. 당 대변인이었던 나 역시 그때 처음 가봤다.
30대 초반쯤 되는 여성 둘이 음식을 날랐다. 처음인데도 낯이 익었다. '도대체 어디서 봤지?' 그러나 잘 알 수 없었다. 출입기자 수가 많다 보니 여러 차례 집 공개를 했다. 나는 매번 참석했고, 늘 접대는 그 두 여성이 했다.
"저분들 누구예요? 음식점에서 나온 분들 같지는 않고…." 박 대표 비서에게 물었다. "친척이에요."
-박근혜 대표가 유세 중 '커터 칼 테러'를 당했다. 수술이 끝난 뒤 박지만씨 부부가 왔다. 박 대표 집에서 본 그 두 여성도 나타났다. 박근혜 대표의 속옷과 겉옷 등을 가지고 왔다. 나는 얼굴을 알기에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때 박지만씨가 물었다. "그런데 저 사람들 누구예요? 당 직원인가요?"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친척이라면서요?" 박지만씨는 "네? 그럴 리가…. 전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요"라고 했다. 두 여성은 속옷과 겉옷을 빠짐없이 챙겨왔다. 집안 살림을 속속들이 아는 듯했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지? 한참 그 여성들을 바라보다가 움찔하며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최순실하고 똑같이 생겼구나."
20년 전 기자 시절 최순실을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야인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두 명의 중년 여성과 함께 왔다. 비주얼로는 딱 공주와 상궁들이었다. 그 가운데 한 여성은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유난히 큰 소리로 웃었다. 나는 프로그램 작가에 물었다. "도대체 누구예요, 저 여자?" 작가가 말했다. "저 여자가 바로 최순실이잖아요." 단 한 번 본 최순실씨를 떠올릴 정도로 박 대표 집에서 봤던 두 여성은 최씨와 비슷하게 생겼었다. 그들이 누구인지 지금도 모르지만 아마도 최씨의 친척 누구일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