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을 보니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 분들의 판단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 그 점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더민주에 대한 제 지지를 철회하고자 합니다.
저는 오랜 야당성향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히 존경하고 좋아하는 지지자입니다. 그럼에도 김종인 대표의 더민주 영입을 누구보다 환영했습니다. 물론 그간 그의 행보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이제 김종인 대표에 대한 제 인내심은 임계점에 다다랐습니다.
야당 성향의 지지자들은 익히 알고 있지만 사실 '친노 프레임'은 족벌언론과 종편에서 시작해 새누리와 확대 재생산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그것을 소위 구 민주당 내 '비노' '비주류'에 의해 차용하면서 정치계에서 기정사실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친노성향의 지지자들은 그런 프레임 자체를 매우 불쾌하게 여기죠.
그런데 김종인 대표는 그런 태생적 왜곡을 품고 있는 프레임을 더욱 강화시키는 발언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그가 이전처럼 그저 여당 관련 인물 내지 야인이었다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든 아무 상관 없지만, 그는 현재 더민주의 대표입니다. 그런 그가 하는 말은 이전과는 아주 다른 무게감과 영향력을 갖을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요즘 행보는 더욱 이상합니다.
그간 더민주를 지키고자 애쓰던 인물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되려 당을 흔들던 인물은 중용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당을 분열시킨 인물들을 다시 들이겠다고 합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던 중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를 공표합니다.
단순히 그를 공천에서 배제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해찬 의원에 대한 컷오프는 그 이유조차 불분명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소위 친노에 대한 역차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는 시스템 공천제에서 기준으로 삼는 컷오프 기준에 해당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의 컷오프 이유를 김 대표는 '(전략적 선택을 위한) 정무적 판단'이라 하더군요.
제게는 대체 그 '정무적 판단'이 '(시스템이 아닌) 자의적 판단'이라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그가 그렇게 판단하고 결행했으니 그 책임도 본인 져야겠죠.
다만 그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저같은 지지자들 역시 화답해야 될 때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의 전략적 선택 속에 저와 같은 친노적 성향의 지지자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했죠.
더민주에서 정적들의 프레임인 '친노'를 인정하고 그것을 인위적으로 배제하는 방법으로 외연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오랜 야당 성향의 지지자의 마지막 의리로서 부디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랍니다.
사실 그간의 수많은 선거에서 상당 수의 야당 성향의 지지자들은 (사표 방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저 역시도 항상 고민해왔던 점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턴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야당의 몰락, 여당의 독주? 그런 큰 그림은 그들이 알아서 하라 하겠습니다.
그냥 나는 내 선택을 하겠습니다.
더민주에 대한 저의 지지를 철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