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친일잔재로 인식하지 않는 부분들을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1. 아시아에서 서양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 들이고 근대국가로 개화한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이 서양의 문화, 과학, 기술을 받아 들이면서 모든 서양 용어와 개념을 일본식 한자어로 번역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런 번역된 일본식 한자어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거의 그대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무수히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식 한자어들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만약 이 용어들을 배척하면 우리 나라는 물론 중국도 현대 사회생활이 오랫동안 불가능해 지고 대혼란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죠.
제가 쓴 이 글에서 일본식 한자어 단어들을 모조리 빼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2. 학교와 실생활에서 영어 학습과 문법을 얘기할 때 사용하는 거의 모든 용어들이 일본식 용어(즉, 번역된 일본식 한자어)들이고 학교에서 사용하는 영어 학습 개념과 시험 방식도 역시 일제 잔재입니다.
3. 수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와 실생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수학 용어들이 일제 잔재인 일본식 용어들이고 수학 교과서의 내용과 교욱 방식도 일제 잔재 그대로죠.
일제 잔재인 이런 일본식 용어들과 개념들을 모조리 배척하면 우리나라 영어와 수학 교육은 꽤 오랫동안 큰 혼란에 빠집니다.
4. 기술, 미술, 지리, 가정 등과 같은 과목들 역시 마찬가지죠,
요즘은 많이 바뀌었을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만, 얼마전까만 해도 일제 잔재가 상당히 많이 살아 있더군요.
5. 토목, 건축, 광산 분야에선 모든 면에서 일제 잔재가 아주 깊숙이 박혀있는 분야입니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을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만 ...... 글쎄요.
6. 군대와 학교 및 사회에서 우리 생활 깊숙히 스며있는 서열과 선후배 문화도 일제의 군대식 학교 교육방식과 일제의 군대 문화가 우리의 장유유서 문화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끈질기게 이어져 온 일제 잔재의 형태지요.
그런데 웃기는 점은 군대에서 불미스런 일만 터지면 "일제잔재" 운운하며 퇴출해야 한다고 모두들 침을 튀기지요. 어느 누구도 우리 언어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식 한자어 용어들과 학교 교육 및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개념들이 일제잔재라면서 퇴출을 주장하지는 않으면서 .....
7. 바로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 봅시다. 우리가 하고 있는 언행들 중에서 친일적인 면들이 보입니까 보이지 않습니까? 무엇를 사고 입고 먹으며 무슨 개념을 사용하던지 간에 지금 세대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언행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친일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서도 ....
일제 제품을 사고 입고 먹으며 일본으로 여행도 다니면서 때때로 "반일, 극일"을 외치거나 사안에 따라서 일회성 혐일 감정을 울컥울컥 표출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많습니다. 미제 제품과 미제 상표의 제품을 사고 입고 먹으며 미국으로 여행이나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반미 데모를 하는 모습이 떠오르지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친일의 범위가 어디까지이고 친일의 개념이 도대체 어디 까지인가요?
어떤 이슈에서는 일제의 잔재이기 때문애 퇴출해야 한다고 소리높여 주장하다가도 다른 이슈에서는 일제 잔재인 줄도 모르거나 알아도 문제가 없고 편리하니까 그냥 눈감고 넘어 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이지요.
"친일 범위와 개념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뚜럇하게 정해 진 것이 없다보니 (정하기도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목적을 가지고 그때 그때 "친일" 운운하면 "친일이다 아니다" 논란이 되어 버리는 사회가 지금의 우리 사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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