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이룬 업적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던 보수가
정작 정권을 다시 잡으면서 보이고 있는 행동들은 거의 추태에 가깝다.
게다가 그 추태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보수가 왜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유를 정녕 모르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민주화의 성과들을 하나씩 되돌려 놓을 때,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외국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민주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가봐?”라는 우스개였다.
한국의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상의 가치라고 주장한다.
북한보다 남한의 체제 우월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이런 주장은 되풀이해서 보수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동원된다.
그런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한국의 보수가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을 저지르고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동원한 논리가 “문화 차이”였던 것처럼,
한국의 보수는 자신들의 자유민주주의와 이른바 ‘선진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서로 다르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정신상태에 대한 연구는 정치학의 영역이라기보다 심리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스스로 파괴시키면서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을 ‘마녀’로 지목해 사냥을 벌이는 짓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국의 보수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한다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보편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자신들의 주장에 신뢰성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진리다.
“문화 차이”를 내세워 자신들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은 보수의 가치라기보다 그 반대의 가치에 속하는 것이다.
보수라면 보편과 통합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