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른 댓글을 통해 간단한 질문 드렸는데 공사다망하신지 답이 없으셔서 염치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올려 여쭙니다.
아울러 이번 협상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여쭙니다.
1. 할머니들께서 일본에 요구한 내용들 중 어떤 것이 얼마나 충족되었나요?
구체적으로 성노예로 고초를 겪으신 할머니들이 25년이란 긴 시간 동안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은 알고 계시죠?
그 수요집회에서 일관되게 일본에 요구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100% 만족이 어딨느냐'는 말씀을 자주 하시던데...
물론 세상 어디에 100% 만족이란 게 있겠습니까. 우리 대부분 그 정도는 상식선에서 이해할만큼 세상을 살아왔다는 전제하에 그런 말장난에 가까운 수사는 빼로 현실적이고 허심탄회하게 얘기 한번 나눠 봅시다.
과연 이번 협상을 통해 (위에 언급한 수요집회의) 우리 요구 사항 중 어떤 것이 얼마나 충족되었죠?
얼마나 충족되었기에 (감히) '100% 만족'을 운운하며 자족감을 표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요.
2. 우리가 일본에게 받고 싶고, 마땅히 받아야만 할 사과는 어떤 것이고, 이번 협상을 통해 그에 합당한 사과를 받았나요?
저는 협상이 타결되었다면서 공개된 내용에도 기가 막혔지만, 더 가관인 것은 협상(?) 타결 후 일본의 (도저히 사과를 구하는 이들의 태도가 아닌) 안하무인격의 언행에 더욱 큰 상실감을 느꼈습니다.
잘못을 하고 사과를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우리 일상사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일이예요. 따라서 우린 어떤 이가 사과 등 일련의 행위를 할 때 간단한 몇 가지 언행만으로도 그 진정성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이제 사과 했으니 다음부턴 이것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할 일이 없다'고 그리고 당신도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은 왈가왈부 하지 말라 요구하고 큰 소리로 떠드는 경우가 있던가요?
또, 내 사과에 이은 후속 조치 전에 네가 먼저 (내 사과를 정말로 잘 받아들인 것인지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라 당당하게 요구하고, 그것이 미비할 경우 후속조치는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큰소리 치는 경우가 있던가요?
이런 경우는 없어요. 이런 언행이 포함되는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닙니다.
협상 후 그들의 말을 뚝~ 잘라놓고 보면, 이건 사과하는 자가 아니라 큰소리치고 꾸중하는 사람의 수사와 다름 없습니다.
우리는 왜 저들에게 사과를 요구할까요?
대한민국 정도 되는 나라가 기껏 100억 정도의 돈을 받으려 사과를 요구한 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저들의 어떤 사과를 원했던 걸까요?
이것에 대한 답이 이번 협상이 잘된 것인지, 아니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영혼님은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아 ~ 그리고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이전 정권은 어쨌네... 이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그것은 현재 제가 위대한 영혼님께 드리는 질문의 핵심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에 대해 말씀하고 싶으시다면 말씀하세요. 다른 글을 통해 그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습니다.
다시 부탁드리는데, 일단은 제가 드린 질문에 대해서만 충실히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