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국은 中 일부"…중화 질서 복원 노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역사적으로 남북한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항의에 중국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 지도부가 한반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예입니다. 지금은 비록 북한만이 중국에 종속되고 있지만, 한반도 전체가 중국 영향력하에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19세기 말까지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반도를 속방으로 간주하며 종주권을 주장했습니다. 즉 과거 소중화 사상에 젖어 중국에 대한 속국을 자처했던 조선에 대해 그랬듯이 시주석은 중국이 한반도 전체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은근슬쩍 드러낸 겁니다. 중국이 한때 독립국이던 신장 위구르의 동투르키스탄 공화국과 티베트를 침공해 자국 영토로 편입했을 때 내세운 근거도 이 지역이 청나라 때 자국의 일부였다는 것이었죠.
청일전쟁 패배 이후가 중국에게는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화질서 복원의 걸림돌인 미국을 몰아내고 중국이 패권을 장악한다면 다시 한반도 전체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 중심의 대외 팽창 사업인 `일대일로`가 개도국의 인프라건설을 지원하는 형태는 과거 중국이 조공국에 행하던 모습과 닮아있다
중국의 역사와 영토에 대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뿌리 깊은 중화사상, 즉 주변국들이 자신의 세력권에 속해 있다고 보는 시각에 기반합니다. 역사와 영토 문제에 극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세계관과 민족관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시진핑 정부 이후부터는 중화문명의 유구함과 중화민족의 위대함을 대내외로 드러낸다는 신중화주의 문명사관도 투영되고 있습니다.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건설이라는 미명하에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으로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형태는 과거 중국이 조공국에 행하던 모습과 닮아 있죠. 때문에 이를 통해 자국 중심으로 세계질서를 재편하려는 것은 중화 패권주의 부활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中위협 상존 하지만…한국민 50%"이어도 잘 몰라"
최근 영유권 이슈와 관련해 매우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는 중국의 카디즈 진입도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남중국해와 인도와의 분쟁에서 보인 행태에 비춰볼 때 무력 도발이 없을 거라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한국은 독도 문제에 대해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철저히 대응하고 있지만, 이어도 문제에 대해선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국민들의 관심도 독도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집니다. 2016년 제주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려 응답자의
50% 가량이 이어도와 해양과학 기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어도 주변 수역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반드시 있어야겠지만, 국민 차원에서도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해양주권에 대한 국민의 각성된 인식은 정부의 정책과 외교협상에 도움이 되며, 섣부른 도발도 차단하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짙어지는 중화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어도 문제에 대해 보다 확고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