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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19 02:20
영국에 사는 분이 쓴 영국 경찰이 시위에 대처하는 법
 글쓴이 : 검정고무신
조회 : 1,294  

http://blog.newstapa.org/moosou/1699


주 말이면 런던 중심가는 차로 이동하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교통체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행사나 대규모 시위가 자주 있거든요. 특히 시위가 있을 때는 큰 도로는 시위대의 집회장소가 되고 차량통행은 전면적으로 통제되거나 제한적으로만 가능해집니다. 집회보장이 우선시 되기 때문이죠.



영국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 시다시피 경찰의 임무는 시위대가 안전하고, 평화롭게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시위대와 경찰 간에 몸싸움이 벌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도 경찰은 몸으로만 버티거나 밀어낼 뿐 시위대에게 곤봉을 휘두르거나 냅다 가스를 먹이지 않더군요. 어떤 독한 사람들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은 “물대포로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그런데 영국 경찰은 “물대포는 시위대를 자극해서 더욱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며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시위 현장에서 물대포뿐이 아니고 가스나 최루탄도 보지 못했습니다. 


영국 경찰들의 인내심은 참 대단합니다. 시위대가 코앞에 머리를 들이대고 별별 조롱을 다 해도 냉정함을 잃지 않더라고요. 머리 위로 시위대가 던지는 병이나, 오물이 날아들어도 그대로 서서 맞거나 피할 뿐이고요. 불법시위가 어쩌고 하면서 해산하라고 겁박하는 모습도 수많은 시위를 취재하는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시위 중 불법적인 요소가 발생했다고 해서 시위 자체를 불법으로 몰아 해산을 명령할 수는 없는 거고, 그 자리에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런 불법적인 요소를 잘 통제해서 시위대가 시위를 무사히 마치도록 돕는 것이니까요.


시위에 투입되는 경찰들은 모두 정식 경찰들 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전경들이 동원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영국에도 경찰보조인력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시위와 같은 상황에는 투입되지 않습니다. 경찰들은 공무를 집행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면 안 됩니다. 그래서 모든 경찰의 어깨엔 소속과 관등성명을 표시하는 번호가 선명하고 단단하게 붙어있습니다.



영국 경찰에겐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2009년 런던에서 G20이 열렸을 때의 일입니다.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요. 런던의 금융 중심지 ‘더 씨티’에 5천 명에 이르는 시민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시위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되니 경찰이 길이란 길은 다 막아서 시위대를 가두어 버리더군요. 일명 ‘주전자 전술 (Kettle Tactic)’을 사용한 겁니다. 시위대는 해산하고 싶어도,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꼼짝할 수가 없었죠. 급기야 충돌이 일어나고 말았는데 경찰이 곤봉과 방패를 휘둘러서 여러 명의 시위대가 피를 흘리고, 시위현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넘어져서 사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후 경찰은 여야 할 것 없이 정당과 정부, 언론과 시민으로부터 욕이란 욕은 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법의 심판대에도 서야 했죠. 시민을 밀어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은 파면되었고, 체포한 시위대에게는 약 4억 원이 넘는 배상을 해야 했습니다. 한 사람당 평균 600만 원씩 배상을 해주었죠. 체포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시위에 참가해 다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시위 참가자들에게도 약 2억 3천만 원을 배상해야 했고요. 체면만 구긴 게 아니고 막대한 예산손실까지 감수해야 했던 겁니다. 


대학등록금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날 밤에는 기마병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 방법 역시 시위대가 다칠 수도 있었다며 욕을 많이 먹었죠. 시위대는 보호해야지 다치게 하면 안 되는 존재인 거죠.




아무튼, 영국 경찰은 과격하면 과격하다고 비난받고, 살살하면 왜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느냐며 욕을 먹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욕을 먹는 존재이다 보니 경찰의 선택은 ‘무리하게 진압하지 말자!’ 인 것 같습니다. 욕먹고, 옷 벗고, 배상해주고, 심하면 교도소 신세까지 져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경찰도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말입니다. 여간해서 하지 않던 강경 진압 한번 했다가 큰 데미지를 먹은, 그날 이후로 영국경찰은 다시 젠틀맨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도 물대포나 가스는 등장하지도 않았습니다만…




영국 경찰은 항상 감시를 당합니다.


IPCC (Independent Police Complaints Commission)이라고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IPCC는 정부와 경찰로부터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고 하는데요. 시위문제만 다루는 건 아닙니다. 언제 어떤 경우든 국민이 경찰에게 불만이 있으면 IPCC에 신고하 죠. 그러면 IPCC는 해당 경찰을 조사합니다. 법정까지 갈 필요가 없는 거죠. G20 때 IPCC는 시민과 시위대로부터 276개에 달하는 불만을 접수 받아 수사했는데 그때 경찰에게 이런 엄중한 충고를 해서 언론을 장식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국민의 종이지 주인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진압 조금 세게 했다가 단단히 망신을 당한 거죠. 참 짠~합니다. 명색이 경찰인데…




시위현장에서는 더 엄격한 감시를 당하고 경찰 스스로 작전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Legal Observer라는, 시민단체 <리버티> 소속의 자원 봉사자들이 시위현장 구석구석을 모니터합니다. 이들은 시위대에게 경찰에 대처하는 요령과 체포되었을 때 연락할 변호사들의 번호가 적힌 전단(Bust Card)을 나누어주고, 경찰의 전술을 모니터하고, 폭력이나 체포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발생경위를 기록합니다. 해당 경찰을 사진으로 찍고 목격자나 피해자의 이름을 기록하는 건 기본이죠. 경찰이 시위대에게 이름과 주소를 묻는다면 불법이므로 Legal Observer는 해당 경찰의 신상을 기록합니다. 수갑을 앞으로 채웠는지, 뒤로 채웠는지, 체포된 사람이 수갑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지 등도 기록대상입니다. 등에 Legal Observer라고 적힌 주홍색 조끼를 입고 다닙니다. 시위현장 어디서나 볼 수 있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경찰 스스로 시민단체 소속 변호사들을 상황실로 불러 시위현장의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경찰도 자신들이 어떻게 시위에 대처하고 있는지 당당하고, 떳떳하게 보여주고 싶은 거죠. 경찰 홈페이지를 통해 시위가 어디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몇 명의 부상자가 생겼고, 몇 명이 체포되었는지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시위대처방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도 합니다. 참 민주적인 경찰이지요?



영국 시민은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집회를 할 수 있습니다.


행 진하지 않고, 한 장소에서,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되고요. 폭력적인 소지가 없으면 됩니다. 그러면 몇 명이든 모여서, 얼마 동안이든 시위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시비가 붙거나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지켜보기만 하죠. 그래서 영국에서는 기업이나, 대사관, 심지어 우리의 청와대에 해당하는 총리관저 앞에서도 목청껏 소리 지르며 시위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슈에 따라서는 한 장소에서 장기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집회를 열기도 합니다. ‘업무방해’, ‘영업방해’, ‘고성방가’ 같은 이유로 시위대를 쫓아낼 수는 없습니다.


경 찰 아저씨, 한국만 시위가 많은 건 아닙니다. 영국도 시위가 많습니다. 하지만 영국 시민들은 그런 일에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워낙 일상처럼 되풀이돼서 만성이 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모두가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잘 이해하고 있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로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시위가 많다는 건 그만큼 시민의식이,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방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쯤 되면 “영국 경찰보다는 한국 경찰이 좋구나” 하는 생각 드시나요? 훨씬 강력한 힘을 합법이든 불법이든 휘두를 수 있으니까요. 물대포 맘껏 쏴대고, 가스 팡팡 먹이고, 싸움 실력 발휘해서 꺾고 비틀면 승진이 빨라지니까요. 그런데요. 울고, 소리치고, 하소연하다가 끌려가는 국민을 보는 저는 서글픕니다. 멀리 살아 더 서글프죠. 경찰이 되고자 하실 때 새기셨을 “약자의 편에서,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같은 숭고한 다짐을 되새겨 보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경찰 아저씨들께 부탁하고 싶은 건 공권력 남용하지 말고 시민의 기본권을 지켜달라는 겁니다. 법을 지키는 경찰이 되어 달라는 겁니다. 시위는 진압하려고 하지 말고 지켜주려 노력해 주세요. 시민들이 청와대까지 안전하게 행진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고, 민원 같은 거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세요. 노란 리본 달았다고 검문하고, 통행 막고 그런 짓 하지 마세요. 물대포 쏘지 마세요. 가스 먹이지 마세요. 시위대가 흥분했다고 똑같은 혹은 더한 행동으로 자극하지 마세요. 정권, 윗사람 눈치 그런 거 정도껏 봐주세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고, 사는 거 별거 아닌 거 아시잖아요. 괴물은 되지 말아야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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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릿 15-11-19 02:29
   
어느 한쪽만 탓할순 없죠.

시민의식이 높으니까 경찰도 시위대도 이름다운 시위문화를 만들수있는 겁니다.

궁금한게.. 혹시 영국에도 민노총 같은 단체가 있나요..?
     
무장전선 15-11-19 02:54
   
http://www.ziksir.com/ziksir/view/2609

한국 경찰들이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시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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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서방선진국들은.. 차량을 불태우고.. 상점을 터는 극렬한 시위와... 평화로운 가두행진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폭력에 대한 절대적 가치기준이... 부정적일 지언정...  시위의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이념화 시켜 묶거나.. 목소리를 꺾어버리거나... 하지 않는 최소한의. 룰이 적용되기 떄문이죠..

우리는 오히려  시민들의 성숙도에 비해..]

그것에 대응하는 정부가  정치적.. 통념.. 또는 이념적.. 병폐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나보네요
          
크크로 15-11-19 03:09
   
저쪽에서도 시위가 과격해져서 님의 사진처럼 폭동과 같이 변질되는게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지요.. 겐히 한국이 치안이 좋은게 아니었음..ㅎ

또한 시위가 과격해져서 건물이 불타거나 하면 '에휴.. 영국 훌리건들..ㅉㅉ" 하면서 프랑스애들이 비웃기도 하며, 서로 상대방의 시위현장을 비꼬기도 합니다..

다만, 님말대로 시위에서 니오는 폭력적 현상으로, 시위 자체의 의의나 이들이 사회에대한 어떠한 불만이 있는지 등등을 묵살시키진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현 정권은 시위에서 폭력사태 발생=따리서 시위에서 나온 정권에 대한 항의뜻은 개무시.. 쪽으로간다는게 아쉽습니다.
발렌티노 15-11-19 07:52
   
영국 유학시절 런던에 가보면,
트라팔가 광장 같은 곳에선 집회가 자주 열리는데,
일단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폴리스라인 같은건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고.
경찰들이 무리지어서 대열을 지어있거나, 차벽 같은 걸 본 기억도 없군요.

딱히 집회를 허가해야된다거나, 막아야 된다거나 하는 개념 자체가
국민들이나 경찰들에게 없는 것 같더군요.

물론 주위 기물을 파손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봉기 수준으로 가면 얘네들도 공권력 투입하겠지만,
일단 우리나라처럼 경찰들이 집회, 시위를 일단 적대적으로 보고 행동하진 않더군요.


시위대들도 그냥 자유롭게 연설 듣고, 여기 저기서 거리의 악사들 와서 중간중간 노래부르고,
시위대 역시 자유로운 분위기였구요.
바람을본자 15-11-19 08:01
   
진짜  여왕이  존재하는  영국이  이정돈데
수첩  공주가  존재하는  이나라는?
위대한영혼 15-11-19 08:30
   
우리나라도 평화로운 촛불시위 같은걸로 잘 해 나갔는데..... 지난 폭력시위는 경찰 탓을 하는거 자체가 참으로 비굴하죠.  시위대의 불법적인 폭력시위 였습니다.  이것은 진리입니다. ㅎㅎㅎㅎㅎ
컴플릿 15-11-19 09:14
   
저는 민노총 같은 소수 주최측이 미꾸라지 처럼 모든 물을흐리는 주범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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