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관련 건은
사실 야권 vs 새누리당 대결이 아니고
친박 vs 비박 대결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청와대의 정략적 능력이 심히 뒤떨어진다고 느껴지는데
청와대는 이 건을 야권과의 대결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청와대의 실제 적은 비박 집단인데 말이죠.
달리말해
내가 만일 우병우였다면
초장에 비박계 정치세력의 약점을 맞대응으로 터뜨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병우는 비박계가 아닌 야권에 대응해야 한다고 착각한 것 같고
그래서 대응에서 오판이 발생, 전선이 붕괴된 것 같네요.
전쟁에서 오판이 발생하는 근본 이유는 당연히 정보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일 것이고
청와대 정보전 능력이 굉장히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국정원이나 비선조직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정원 내부적으로도 아마 2개 파로 갈려서 정치질을 하고 있을 것이므로
국정원 역량을 온전히 청와대가 장악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국정원 이외의 비선조직(검찰, 경찰내 사조직)은...
그 수준이 드러난 바와 같이 처참하게 저질이라 거의 도움이 안 된 것 같구요.
아무튼 청와대는 정보전에서 밀렸고
그에 의해 대응전략을 잘못 세워 오판을 했고
엉뚱한 곳을 집중사격하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이네요.
2차대전때 소련이 독일 전선을 무너뜨릴 때
주공격 지점을 속이고 그쪽에 독일군 화력 집중을 유도한 다음
엉뚱한 다른 곳을 때려 집중 공격하는 전법을 잘 구사했었죠.
요컨데
청와대(=우병우)는 주전선이 야권이라고 착각했고,
실제 주공은 비박계 집단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거나 무시했던 것 같습니다.
우병우가 완전히 이명박의 큰 그림에 놀아난 양상이네요.
아무튼 방어전에 실패했으니 우병우는 아마 물밑에서
이명박을 위시한 비박세력에게 항복협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거국내각을 거부했다고 하는데, 표면적으로 거국내각을 거부하는 대신
실권을 새누리당 비박계가 장악하도록 협조하고
자신의 안위와 대통령 임기보장 정도를 댓가로 요구하겠죠.
우병우로서는 굴욕적이지만 그정도가 쓸 수 있는 카드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