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현재가 조선시대라면 아마도 우리는 4개의 계급 중 하나에 속할 겁니다.
양반, 중인, 상민, 천민 중 말이죠.
조선시대 말기의 대표적인 학자였다면 우리는 또 두개의 학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겁니다.
성리학인가 실학인가로 말이죠.
아..물론 우리가 현재 알고있는 실학자는 자신이 실학자라고 말한적은 없을 겁니다.
이는 과거 도올 김용욱 선생님의 주장때문에 학계에서 논란이 되었죠.
여튼 현재 우리는 편의상 그렇게 분류를 합니다.
중요한건 현재에 우리는 양반도 중인도 상민도 천민도 아니고,
우리가 만약 학자라고 해도 성리학과 실학으로 나눌 수 없다는 겁니다.
마찬가지 입니다.
혹시 2차 세계대전 기억 하십니까? 그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시는 분들은 댓글 좀 써주세요.
아마 없을 겁니다.
아주 소수가 있다고 해도 그때는 아주 어릴때거나 지금 컴퓨터를 하기 곤란한 연세겠지요.
냉전시대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1940년 후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들과 사회주의 국가들간의 이념과 체제의 대립을 말하죠.
보통 지금도 완전히 끝났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1980년 소련의 붕괴로 사실상 끝나다고들 봅니다.
재미있는건 2015년 현재 이미 그 냉전시대의 사실상 종말이 선언된지 20년도 더 지났음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전과 비슷하게 혹은 더 심하게 이를 맹신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과거에 대체 무엇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좌파와 우파가 그렇게 틀에 박힌 듯
고정되어 시간을 초월하며 사용되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게 바로 2007년 발표된 민경국 교수님의 이념 삼각형 입니다.
이 삼각형은 일차원적인 직선을 통해 정확한 선을 그어 이념을 설명합니다.
이에대한 반박은 이미 수없이 많지만 우선 이는 무시하더라도
이 삼각형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인물들만 봐도 답은 명백해집니다.
스미스(1723~1790), 하이에크(1899~1992), 버크(1729~1797), 다니엘 벨(1919~2011), 로크(1632~1704),
노직(1938~2002), 벤덤(1748~1832), 프리드먼(1912~2006), 존 스튜어트 밀(1806~1873), 케인스(1883~1946),
롤스(1921~2002)
뭐가 보이십니까? 살면서 주로 활동했던 시기가 냉전시기 이거나 그 전입니다.
재미있는건 그마저 분류의 기준은 현재라는거죠.
그러니까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편의상 분류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는겁니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공부하면서 치명적인 오류를 저지르는데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시점으로 본다는 거죠.
당시의 사건을 당시의 환경과 시각으로 봐도 정확할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더 웃기는건 지금 설명한 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해왔다는 거죠.
무엇보다 소중하고 가능성이 있는 자신을 과거의 유물안에 가두고 왜 그래야 하는지 전혀 생각도 안합니다.
혹시 영화 좋아하세요?
영화에도 분류가 있습니다. 로맨스, 드라마, 액션 등등..
더 세분화할 수 있고 합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분류에 의거하여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액션영화는 120분간 액션만 나오나요 ..?
앞으로 분류가 더 많아질 수 있고 적어질 수 있고 목적은 단순한 편의일 뿐입니다.
만약 당신이 감독이라면 분류에 틀에 갇혀있는 영화를 만드시겠습니까?
자신이 정말 원하는 영화를 만드시겠습니까?
사상에 대한 분류는 여러분이 지금 하지 않아도 후손들이 알아서 해줄 겁니다.
단지 편의상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