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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의원은 과거 ‘신사적이고 모범적인 태도로 의정 활동을 했다’고 평가된 국회의원들에게 수여되는 백봉신사상(白峰紳士賞)을 받은 적이 있을 만큼 정치권의 ‘신사’로 통했다. 86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하지만 보수 진영으로부터 ‘대화가 되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을 만큼 ‘합리적’이라는 이미지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뛰고 있는 요즘은 ‘파이터’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우 후보는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 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들을 줄줄이 겨냥하는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온갖 정당이라는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며 공격을 퍼붓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묶어 “이번 기회에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혼·출산 지원금 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와 설전을 주고받은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를 향해서는 “박 후보가 달나라 후보면 나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냐. 함부로 비하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박 후보가 ‘민주당이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을 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10일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롤모델’이자 ‘민주화 투쟁의 동지’라면서 ‘박원순 정신’ 계승을 전면에 내걸며 직접 논란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우 후보는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의 편지를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면서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라고도 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 등 거센 비판이 일 것을 알고도 뱉은 작심 발언이었다.
실제로 피해자 A씨는 입장문을 내고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며 “이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고 비판했고, 야권도 일제히 우 후보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우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비록 논란이 되더라도, 자신이 민주당의 진보 계보를 잇는 적통임을 알리고 존재감을 드러내 경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거센 비판과 공격을 받더라도 전장의 한복판에서 어떻게든 ‘유효타’를 따내야만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