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일년전...오늘, 지금 시간즈음 배는 가라앉아 육안으론 볼수없는 바다속에 침몰해 있었죠.
왜였는지 모르겠지만 그속에 있을 아이들이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위아래가 바뀌어버린 선내에서 반쯤은 바닷물로 차버린 객실, 그 모퉁이에서 이름 모를 화물들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손을 꼭잡은체, 칠흙같은 어둠속에서도 살아남은 그 아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반드시 어른들이 구하러 올거라고...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시간을 버텼을겁니다.
차다찬 바닷물속에 잠겨 덜덜떨리는 입을 악다문체 친구들의 손을 잡은체, 반드시 구조될거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겠죠?
그 아이들 아마도 엄마가 보고싶다고 아빠가 보고싶다며 서로가 부둥켜 안은체 울고있었겠죠...
하지만 희망의 끈은 놓치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반드시 어른들이 구하러 올거라고...반드시 꼭!! 올거라고...
그래서 밖에 나가면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엉엉 울수 있을거라고 무서웠다고...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살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그렇게 희망을 품은체 아이들은 하나 둘씩 잠들었을겁니다.
어둡고 어두운 차갑고 차가운 바다속에서 보고싶은 엄마 아빠 얼굴 그리면서...
전 가끔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그곳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답답하고 무섭고 두려웠을까...
감당할수 없는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 살을 파고드는 차디찬 바닷물,주위의 친구들은 하나 둘씩 의식을 잃어가고
물은 점점 차올라 턱밑까지 잠겨서 얼마나 떨었는지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서 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숨이 가빠옵니다.
무섭고 두렵습니다.
너무들 쉽게 타인의 고통을 생각합니다.
가슴이 타들어갈것 같은 고통을 일년을 아니 남은 평생을 가슴에 품고갈 유족들입니다.
내가 지금 내뱉는 작은 독설은
엔젠가 나에게 그 몇배에 달하는 고통으로 다가 온다는걸...
사람이기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건 어쩔수 없는 것이겠죠.
하지만 생명에 대한 고귀함과 삶의 무게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어른은 되지 맙시다.
고 신해철씨와 아이들이 날아라 병아리 라는 노래를 부르는 삽화가 기억속에 남아
슬프지만 따스한 미소를 지을수 있었습니다.
부디 천국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못난 어른들을 용서해주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