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아들의 온라인 시험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기소한 검찰도 가소롭고
이게 무슨 엄청난 범죄인 양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
아무리 진영 논리에 따라 정파적으로 놀아도 균형 감각이 있어야 하고
오버 하면 중립적인 사람들을 설득하기는커녕 반감만 살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조국을 옹호하고 싶지도 않다.
그는 한국 사회의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의 영악한 행동 방식을 보여주었다.
조국은 특별히 윤리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비윤리적이지도 않다.
한국 사회에서 승리한 자들은 평균적으로 조국만큼 또는 조국보다 더 영악하게 굴었다고 본다.
다만 이런 영악함이 치열한 경쟁 압력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아직 승리하지 못했거나 패배한 자들에게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한다는 점만은 인정해야겠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한국 사회의 경쟁 압력이 유례없이 강한 만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싶다.
만약 한국 대학에서 온라인 시험을 치른다면
똑똑한 부모가 자식을 돕는 일은 미덕이자 의무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온라인 시험은 타인의 조력 여부를 판별하는 장치가 부재하기 때문에
온라인 시험을 출제하고 평가하는 자도 이미 그럴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룰 자체가 플레이어들에게 타인의 도움을 받는 유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식의 시험에 도움을 준 부모를 나무라는 것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진실로 게임이 공정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플레이어보다 룰을 주목하는 게 우선되어아 한다.
이런 점에 주목하지 않고 조국만 보면서 논란을 벌이는 건 정쟁에만 함몰되었음을 고백하는 일이다.
진영 논리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진영 논리에 따라 세상을 보더라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가치를 놓쳐선 안 되고
그럴 때 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자기가 속한 진영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