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서울광장 집회 금지'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광장을 정치적인 집회를 금지하고 순수한 시민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곧 논란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하여 이예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아래와 같은 발언을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존중하고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반드시 보장되도록 다른 공간들을 확보하겠다."
그렇다.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고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서울광장에서의 시위나 집회를
전부 통제하고 대신 다른 장소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왜? 순수한 시민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시위나 집회를 하는 시민은 순수하지 않은 시민인가?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자꾸 침해하는데 이제는 정치적인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하면 순수하지 않은 시민이 되다니.. 필자는 진지하게 투표를 포기할까도 고민하고는 한다.
투표를 하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럼 정치참여를 한 "순수하지 않은 시민"이 된다.
최근 세월호와 관련하여 청와대 대변인도 비슷한 발언을 한다.
"순수한 유가족은 만나겠다." 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어떤 유가족이 순수하지 않은것인지 모르겠지만 정황상 정치적이라는 발언을 수차례 사용하였으니
정치참여를 한 유가족은 비록 가족이 죽어도 순수하지 않은 것이다.
즉, 유가족 중에서 투표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아야 청와대와 면담이 가능하다.
평소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어야 하는건 옵션일거다.
정치적 무관심을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래 범죄는 항상 감추기 마련이다.
내가 훔친 물건은 무조건 감추고 내가 범한 범죄도 항상 감춰야 한다.
뒷돈은 말 그대로 보이면 안되는 돈이고 뒷거래는 절대 알려지면 안된다.
정치도 마찬가지로 소위 "탈정치"를 요구하는 정치인은 문제가 있는게 당연하다.
떳떳하다면 정치에 관심을 끄라는 말을 할리가 없다.
순수라는 말의 의미는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고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을 뜻한다.
정치가 아니라 다른것에 욕심이 있는 자신들부터 순수한 정치인인지 고찰해보기를 바란다.
순수한 정치인도 아닌 주제에 순수한 국민에게 "순수"를 남발하는 꼴을 보니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