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는 아니고 내 와이프 이야기.
가족은 서로 사랑하는거 아니라던데 그냥 이야기 해볼께 형들 누나들ㅋ
지어낸 이야기가 아님을 먼저 이야기 해둔다. 워낙 가짜뉴스가 판 치는 세상이니 이해하줘ㅋㅋ
우선 내 와이프는 민주당원임을 밝히며 지난 대선 이후 청와대에 초청되어 이니시계도 받았을만큼 골수 노빠임.
내 와이프가 노빠가 된 이유를 털어보자면
홀 외할머니 아래 어린이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낸, 소위 말하는 불우이웃과 그리 다르지않은 환경에서 성장하였어.
누군지도 모르는 장인어른은, 마찬가지로 사진으로만 본 장모님과 이혼하셨는데 그 이후 장모님은 와이프가 초3때 급성폐렴으로 돌아가셨음.
그래서 외할머니와 나의 와이프는 초3때부터 함께 살게되었어.
곁에 이모 두 명과 건달 외삼촌 하나가 유이한 피붙이였는데 이모들도 형편이 좋지못했고 외삼촌은 싸지른 두 명의 딸들을 모친에게 떠맡기고 행적을 감췄어.
그 뒤로 내 와이프는 외할머니와 외사촌 동생 두 명과 나와 결혼할 때까지 함께 살게 됐지.
신파극도 이런게 있을까 정도로 존나 힘들게 살았다더라.
결손가정이라 국가에서 나오는 쥐꼬리만한 지원금받고 살았다던데 그나마도 드라마같은데서나 나오는 산동네 같은 곳인데도 외할머니가 설거지하면서 돈 벌어와도 월세내면 남는게 없어서 매달 전기 끊기고 물도 안나와서 차비가 없어 학교까지 한 시간 넘게 걸어다녔고 등교해서 학교 화장실에서 씻었대.
결혼전에 나 그 얘기 듣고 울었다. 물론 지금은 눈 하나 깜빡 안하지만ㅋㅋ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엘 다닐때였단다.
추석전에 집으로 우체부 아저씨가 왔더래.
매달 밀린 세금 같은거 아니면 다른게 올게 없었는데 택배가 왔더란다.
그것도 청와대에서 말이야.
내 와이프의 이름이 수신인이었고
뜯어보니 힘든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잘 자라기 바란다. 라는 내용의 편지가 있었고 학용품이 들어있더래.
편지 제일 아래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이라고 써있더란다.
그날 와이프는 그 편지를 받고 펑펑 울었대.
누구도 자기한테 선물이란걸 해준적이 없어 받아본적이 없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자기한테 이런 선물을 보내줘서 너무나도 고맙고 감격했대.
그 뒤로 내 와이프는 흔히 말하는 노빠가 됐다.
그 뒤로 노통이 묻혀있는 김해에 해마다 방문하는 것도 모자라 민주당원이 됐고 내가 쓰잘데기 없는 짓 하지말라고 말렸는데도 선거운동을 우리집 살림보다 더 열심히 했어. 덕분에 우리집은 개판이 됐지. 설거지며 청소며 내가 다 했다ㅋㅋ
문통이 당선되던 날 또 울더라.
뭐 그렇다고.. 그 뒤로 하고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해봐야 재미없는 이야기니 이만 줄인다.
그냥 부부싸움한 이야기이니까ㅋㅋ
그냥 역지사지 부창부수 인가봐.
집으로 보내진 택배 하나가 한 여자의 인생을 바꿔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