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의 정치 여정
94년 정계 입문 … 부패 스캔들 재판중 출마 재집권
미디어 재벌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총선을 앞두고 ‘전진이탈리아당’을 창당하며 정치 일선에 뛰어들었다. 재벌 총수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극우 대중주의 정당인 ‘북부동맹’, 네오파시스트 정당 ‘민족연맹’ 등과 연합해 중도우파의 선거연립인 ‘자유동맹’을 결성했다. 그해 3월 실시된 선거에서 자유동맹이 승리함으로써 베를루스코니는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분리주의 성향의 북부동맹이 연정에서 탈퇴하고 그 자신도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 집권 7개월 만에 총리에서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96년 과도정부 아래 치러진 조기총선에서는 과거 계급정당 노선을 벗어나 개혁정당으로 선회한 좌파 민주당이 집권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대표적인 부패 인물이던 사회당 전 총리 베티노 크락시와 함께 불법 정치자금 운영, 뇌물 증여,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98년 6월 밀라노 법원으로부터 정당자금법 위반으로 2년4개월, 세무관리들에게 뇌물을 증여한 혐의로 2년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베를루스코니는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최종 확정 판결까지는 정치활동을 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재판에 계류중인 상황에서 다시 총리직에 도전한 베를루스코니의 행적은 국내외 여론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2001년 5월 총선에서 중도우파 연합인 ‘자유의 집’은 비교적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자유의 집’은 상원 315석 중 177석, 하원 630석 중 368석을 차지했다. 이 선거 결과 베를루스코니는 재집권에 성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59번째 이탈리아 내각의 수반으로 취임했다. 연정에는 94년과 마찬가지로 북부동맹과 민족연맹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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