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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인들에게 있어 이어도(離於島)는 전설이다. 언젠가는
운명처럼 가야 하는 그리운 섬이다. 사시사철 먹을 것이 풍부하고, 병들거나 늙지도 않으며, 죽음도 없는
지상낙원이다.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이 고단한 삶을 내려 놓을 수 있는 피안(彼岸)의 섬이기도 하다. 그래서 뱃일 나간 남편과 자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이어도로 갔으리라 믿었다. 구전 민요 ‘이어도 타령’ 마지막 소절에서 “애증도 원수도 만들지 않겠노라” 노래한 것도 이어도에 들기 위한
준비라 하겠다.
이어도는 ‘여섬’이다. 여(礖)는 ‘물속에 숨어 있는 바위’라는 뜻이다. 해양학계에서 파랑도(波浪島)라 부르는 것과
같다. 제주 모슬포항 서남쪽 마라도에서 149㎞를 더 내려가면
수면 위로 가끔씩
얼굴을 내민다.
중국 퉁다오에서는 247㎞, 일본 나가사키현 도리시마에서는 276㎞ 떨어진 지점에 있다. 크기는 남북으로
1.8㎞, 동서로 1.4㎞밖에 안 되는 작은 수중 암초다. 4개의 봉우리 중 제일 얕은 곳이 수심 4.6m다. 1951년 정부가 ‘대한민국
영토’라 새긴
동판을 수중에 설치했으며, 2003년 해양
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이어도 주변 대륙붕에는 대략 1000억 배럴의 원유와 72억t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4년 한국과 일본은 이 지역을 7광구로 설정하고 공동개발협정을 맺었다.
우리에게 최초로 산유국의 꿈을 심어준 곳이다. 그러나 일본은 1986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돌연 석유탐사 중단을 선언했다. 따라서 “개발은 반드시
한일 공동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협약이
발목을 잡아 지금까지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2028년 이 협약의 효력이 끝나므로 이후 일본의 태도가 어떻게
돌변할지 모를 일이다. 혹, 있을지도 모를 그들의 생떼에 다각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
일본에 이어 중국이 23일 일방적으로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했다.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40여년간
항공기를 띄울 때 일본에 통보해야만 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중국 눈치까지 봐야 할 판이다. 분쟁이 깊어지면
앞으로 7광구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어도는 영토가 아니라 수중 암초”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박근혜 정부의 화려한 외교가 이처럼 초라한 것인 줄 미처 몰랐다.
알지만 침묵하는 것은 결국 긍정하는 것......
이전에 누가했건 결국 현정부도 팔아먹기에 동의한다.
지금하지 않는 것은 결국 돌이킬수 없는 것....
정작 중요한일은 이슈화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