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한국 IT업계는 건설업계보다 더 심한 하청 재하청 구조로 인해서
막장화가 심각해져 있다고들 합니다.
사실 나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농협과 같은 클라이언트를 "3대 막장" 등으로 칭하면서 비꼬기도 하지요.
이번에 농협이 안랩을 고소했다는 기사가 있던데, 그 기사의 댓글 중에 보니깐
"전에 과로로 폐 짤라낸 프로그래머는 어떻게 됐느냐"는 말이 있더군요.
농협 SI개발 하다가 폐 짤라낸 프로그래머 이야기를 전에 본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그래서 좀 찾아 봤더니
이 분은 2006년에 농협정보시스템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2년후에 폐렴에 걸렸는데
이후에도 계속된 과로로 인해서 결국 폐를 잘라내게 되었다는 것.
이 분은 농협정보시스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소송사유는 "미지급된 야근수당 청구 소송" 이었습니다.
산업재해를 인정해 달라는게 아니었더군요.
아무튼 법원 판결은 원고가 제기한 초과노동시간의 30%를 인정해서 지급하라고 났는데
농협은 여기에 불복해서 항소를 했고...
이렇게 계속 현재 진행중인 듯 합니다.
보통 대기업이랑 소송이 붙으면 크게 불리한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대기업은 소송을 위한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까지 꼭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이를 상대하는 개인은 아주 괴롭습니다.
소송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서민/개인이 소송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까요.
또 소송기간중에 겪는 정신적인 고통도 매우 크지요.
대기업의 경우엔은 계약된 법무법인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주니까, 회사는 사실 업무적으로 별로 신경 안쓰죠.
아무튼
농협이라는 회사가 아무래도 관료주의가 극심한 조직문화를 가진 곳이다 보니
특히 IT관련해서 많은 실수를 저질러오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도 농협의 전산시스템은 신뢰받고 있지 못하지요.
내 경우에는 농협 계좌를 전부 비워놓고 아예 사용하지를 않습니다.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죠.
ps.
2011년이던가 그때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의 원인이...
그때 정부에서는 북한 소행인 듯 하다고 발표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았었지요.
실제로는 농협의 부당한 처사에 앙심을 품은 협력업체 직원이 쉴스크립트를 실행시켜서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켰던 걸로 압니다.
이 사항은 별로 기사화되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가 버렸습니다.
이 경우 그 협력업체 직원의 행동은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그가 그정도로 앙심을 품게 만든 관리적 책임이 더 근원적인 원인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