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주주의란 게 계몽주의 시절에 파생된 '이성적 인간' 혹은 '중간 계급(시민)'의 탄생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계몽주의란 건 딴 게 아니거든요. 인간의 이성을 믿는 거죠. 그래서 주권이 왕에게서 일반 시민들에게 돌아왔고(일 개인의 판단과 다수 계몽된 인간의 판단), 권력도 그 기능에 따라 철저히 분리하게 되었어요. 즉 민주주의란 거 자체가 시민의 이성을 믿는 체제이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체제란 것이죠.
근데 웃긴 건 이 노빠라는 존재예요. 계몽주의에서의 이상적 인간은 자기 신념(윤리)와 이성을 가진 단독자(개인)의 의미고 주체가 된다는 의미인데, 이 노빠란 인간들은 자기 신념이나 이성 따위가 아니라 지도자에 대한 정념적 애착을 우선시 하거든요?
본래 개혁당 시절 그러니까 2000년 초반만해도 친노란 존재들은 지도자(노무현) 보다는, 386 삼김 정치와 카리스마 정치를 비판하면서, 합리주의적이고 진보 개혁적인 노선을 중시하던 세력이었어요. 당시에 저도 글 많이 썼습니다만.. 근데 노무현이 당선되고 여러 사건이 있었죠... 자기 노선을 배반하는 일은 비일비재했고요. 근데도 거기서 끝까지 남은 노빠들은 자기 신념이나 이념 따위가 탈색된 오로지 노무현을 중심으로 한 진영논리, 정치 이분법만 극단화 시켰어요. 본래 그런 건 자기 이상이나 신념을 위해서 그러는건데, 노빠들은 자기 이상이나 신념 따위는 별 거 아니고, 걍 노무현이 뭘하든 심지어 자기 신념과 맞지 않아도 어쨋든 지지하게 된 것이죠.
지금도 보면 객관적으로 노무현이가 나라를 개판치고 물러났는데, 그걸 지적해도 여전히 노무현에 대한 사랑은 포에버예요. 복지를 이야기하다가도 노무현이 안 그랬다는 걸 지적하면 갑자기 복지를 반대해요. 또는 복지는 지지하지만 노무현은 사랑한다.. 이런 주장을 하거든요?
사랑한다는 게 그냥 개인적 차원에서의 사랑이면 누가 뭐라나요? 허나 그것이 정치적이기 때문에 사실.. 구역질이 나는 거죠. 봉건우민도 아니고 영지민이 영주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와 자기 계급을 배반하고 나라를 개판쳤음에도 사랑하는 이유가 뭔가요? 걍 정치 신념보다는 정념적 애착이 우선시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정치 신념을 마구 뒤섞게 만들죠. 여기 저기서 하는 말이 달라지는 거예요. 애초에 신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랑을 위한 진영 투쟁이 중요했던 거니까. 이런 자들이 집권하면 그 지지하는 지도자의 태도에 따라 지지하던 신념을 갈아치울 거예요. 확신합니다. 왜냐면 과거 노빠들이 그랬거든요.
그 연예인빠들이 얼마나 의뭉스러운지 보세요. 얼마나 열광적이고 자기들끼리 세력다툼하고.. 구토가 쏠리죠. 가까이서보면.. 빠란 게 그래서 무섭죠.. ㅎㄷㄷ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떠들면서 정작 그 개개인들은 민주주의적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게 노빠란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