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일팀' 내세워 5명 출전 요구…IOC 위원장도 南에 수용 촉구
우리 측 '단일팀 깰 수도 있다' 배수진…진통 끝 3명으로 합의
그렇다고 모든 일이 순탄하게 풀린 건 아니었다.
올림픽에서 첫 남북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엔트리는 남북과 IOC에 마지막까지 난제였다.
대표단 실무 협상을 참여한 김기홍 평창조직위원회 사무차장은 "아이스하키 출전 선수 5명을 보장하라는 북한과 이를 수용하라는 바흐 위원장에 맞서 우리 대표단은 배수진을 치고 3명으로 제한했다"고 귀띔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 차관급 실무회담에 잇달아 참석해 사안에 정통한 김 사무차장은 이번 '평창회의'에서 IOC에 남북 합의 사안을 설명하고 이견을 조율한 대표단의 핵심 멤버다.
김 사무차장에 따르면, 두 차례 회담을 거쳐 남북은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우리 팀(23명)에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단일팀'이라는 명목에 걸맞게 단일팀 참가 선수를 우리 선수의 절반인 12명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IOC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의 협의로 남북단일팀의 엔트리를 23명에서 35명으로 늘리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문제는 출전 선수 수(數)였다.
북한은 5∼6명의 선수를 출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바흐 위원장도 이를 수용하라고 우리를 압박했다고 한다.
북한 선수 1∼2명 출전을 예상한 우리 대표단은 그것만은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최악에는 단일팀 논의를 접을 수도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지시간 19일 오후에 열린 고위급 사전 회담에서 이 문제로 숱하게 회의가 중단됐다고 김 사무차장은 소개했다.
김 사무차장은 "단일팀 구성 취지상 남북이 같은 수의 선수로 팀을 구성하는 게 맞지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현실적으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란 불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팀 구성에 시일이 촉박하다는 점을 북한에 계속 강조했다"면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와 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계속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북한 출전 선수를 3명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고 덧붙였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단일팀을 지휘할 새러 머리 한국대표팀 감독이 합류하는 북한 선수 최대치를 2∼3명을 거론한 만큼 북한 출전 선수를 3명으로 꼭 제한하도록 대표단에 신신당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