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결과는 정말 아무도 예상 못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3당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이런 절묘한 결과를 이루어 낸 국민들이, 저도 그 한사람이면서도 경외스럽기까지 합니다.
혹자는 무생물국회가 될 것이라 빈정대기도 하지만, 최소한 새누리당이 기존에 보여온 여당독재와 폭주는 막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크게 고무적인 일이고, 걱정거리가 한참 줄어든 느낌입니다.
일리는 있으나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안철수 의원의 3당체제 실현도 놀라운 일이며, 그 활약을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적같은 결과 앞에서도, 정치의 본질인 용서와 타협을 망각하고 대결과 복수에만 혈안이 된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더민주와 국민당의 갈등을 부채질해 새누리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의도를 가진 자들도 있을 것이구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갈등을 조장하려는 자들에게는 어떤 말도 소용이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감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실망했던 부분, 분노했던 부분에 대한 각자의 분풀이가 끝나면 모두가 행복한 더 나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그로 인해 새로운 분노와 실망이 자라나 더 깊은 지옥이 펼쳐질 뿐일 겁니다.
각자의 실망과 분노에는 그 합당한 이유들이 있겠으나, 정권교체를 통한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대의 앞에서는 계파의 갈등도, 개개인의 은원도, 그 가치를 주장하기 어려운 私怨들일 뿐입니다.
이번에 국민들이 보여준 기적을 앞에 두고도, 과거의 일에 매달려 용서와 반성, 협력에서 눈을 돌려서는 감히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을 것입니다. 정치의 기본은 용서와 타협일진대, 이를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의 작은 응어리를 풀고자 대의를 짓밟는 소인배의 행위이고, 정치를 논할 사람의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쓸데없이 긴 글로 회원분들의 시간을 뺏은 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만, 일부 회원들께서 부디 집착에서 벗어나 전체 국민을 위한 대의에 힘을 보태셨으면 하는 마음에 주제넘은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