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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을 책임지는 정 실장은 국회에 남아 있었다. 여당은 정 실장을 청와대로 복귀시키자고 했으나,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한 번씩 질의를 할 때까지만 국회에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정 실장은 이후 주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그리고 홍 원내대표는 오후 10시가 넘어서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데, 정 실장이 위기대응의 총 책임자"라며 "(야당의원들에게 정 실장의 이석에 대해) 양해를 구했더니 '안 된다' 이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겠다"며 "대형산불이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는데 그 대응을 해야 할 책임자를 이석할 수 없다고 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도 정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 안보실장이 부득이 (의원들이) 한 번씩 질문할 때까지 계시고, 관련된 비서관들은 모두 가도 된다고 했다"며 "(홍 위원장이) 순서를 조정해서 먼저 우리 야당의원들을 먼저 (질의)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마치 우리가 뭔가 방해하는 것인양 말하면 안 된다"며 "어쩌다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 (올해) 처음하는 업무보고니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후 정 실장은 나 원내대표의 질의를 받고 답변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 실장에게 아직도 질의할 의원이 있나"라고 물었고, 역시 한국당의 강효상 의원이 "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다음에는 같은 당의 송석준 의원이 손을 들었다. 송 의원은 "시간을 얼마나 드릴까요"라는 홍 원내대표의 말에 "다다익선이다"라며 웃었다.
홍 원내대표는 "모니터를 한 번 켜시고, 속보를 좀 보시라"며 "지금 화재의 3단계까지 발령됐다. 전국적으로 번질 수도 있는 화재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래도 계속 질의들을 하시겠나. 제가 볼 때는 이런 위기상황에는, 그 책임자가 이석하게 해야 한다"며 "기본적인 그런 문제의식은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보내주시죠"라고 했고, 정 의장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때가 오후 10시38분이었다. 정 실장이 보고한 화재시간(오후 7시30분)에서 3시간이 더 지난 시점이었다.
한편 이날 강원 고성에서 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속초로 번지는 중이다. 소방청은 이번 산불에 3단계 대응을 발령했고, 전국의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국가적 재난 규모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