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분은 요번 FTA를 보고 중국이 식량협박하면 다른나라에서 사먹으면되지 란말을하는데
식량안보에대한 이해를 하지못해서 글을썼다고 생각합니다
아래글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에대한 전문가의 글입니다
미국의 월드워치(World Watch)연구소는 21세기 인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핵전쟁이 아닌 식량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국제 쌀 가격은 요동치고 있으며, 포식과 기아가 공존하는 식량의 남북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인구는 1950년 약 25억명에서 현재 71억명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50년까지는 연평균 약 9000만명이 증가해 90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의 양적·질적 굶주림에 허덕이는 세계 인구가 현재 약 20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약 10억여명은 매년 기근에 허덕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세계곡물의 연간 총 소비량은 약 22억7700만t 수준인 데 반해 총 생산량은 약 22억6800만t으로 소비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곡물재고량도 감소추세로 안정적인 식량수급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어 앞으로의 식량수급 전망도 밝지 않다.
수요측면에서 봤을 때 식량수요는 개도국 인구의 급속한 증가,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의 고성장에 따른 육류 소비 증가, 바이오연료 생산 등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에 식량의 공급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자유무역의 확대, 경지면적의 감소, 농업용수의 부족 등으로 인해 더욱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안보는 ‘모든 개인이 언제라도 건강하게 활동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식료와 선호식품을 충족시키는 안전한 영양수준의 식량에 대해 물리적·경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라 정의된다(FAO). 이는 국가가 국민의 수요에 충분한 식량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한 자급자족의 개념에서 나아가 식량의 이용 가능성과 접근성·선호성·안전성 등의 기본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식량안보는 단순한 자급자족의 문제를 떠나 모든 인류의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시각하에서 전개돼야 한다.
우리는 식량 자급률이 약 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하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세계 식량사정이 악화되면 곡물 순수입국인 우리나라는 돈을 주고도 곡물을 못 사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굶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 폭등 때 물가 불안으로 큰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쌀은 매년 약 40만t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가격이 t당 100달러만 상승해도 매년 400억원 이상이 추가 소요되는 등 부담이 만만치 않다.
아울러 국제 곡물교역량의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카길·에이디엠·루이스 드레퓌스·벙기 등 4대 곡물메이저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60~70%에 달해 세계 곡물공급 부족 시 가격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식량안보는 국민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국가적 핵심과제로 다루어져야 하며, 이는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우리 모두 농업을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우리의 후손들이 먹거리의 부족과 오염된 환경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균형된 경제와 건전한 국토를 물려줄 책임이 농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우리 모두가 농업을 지키는 데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분명히 우리의 정책의지에 달려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과오를 다시 범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