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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밀수품을 단속한다며 모스크바의 중국 상인들을 대거 추방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7일부터 모스크바 이민국은 중국 보따리상이 모여 있는 체르키좁스키 시장에서 수백명의 중국인을 불법체류 혐의로 구속하거나 강제 추방했습니다.
체르키좁스키 시장은 모스크바와 유럽의 최대 의복, 신발, 잡화 도매시장입니다. 이곳에는 약 7-8만 명의 중국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으며 98%의 상품이 중국산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중국 상품이 정상적인 세관절차를 밟지 않고 러시아로 들어오고 있다며 단속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중국 상인들은 자신들이 러시아 세관 정책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구소련이 해체된 초기, 대량의 값싼 상품이 필요한 러시아 당국은 세관 절차를 간소화했고 일부 물류회사는 세금업무를 대리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지금까지 이런 상품 수입 방식을 묵인해오다가 지난해부터 9월부터 갑자기 단속에 들어간 것입니다. 물론 지난 1990년대 말부터 간헐적인 단속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진행되기는 처음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해 중국 상인들로부터 20억 달러 어치의 물건을 몰수하고 10개월 째 압수하고 있다가 모두 소각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지난 달 말부터 시장을 아예 폐쇄해 버렸습니다.
항의 시위를 벌이던 중국인 80명에 대해서는 즉각 강제 추방조치를 취했습니다.
중국 일부 언론들은 러시아의 이 같은 갑작스런 강경 조치의 배경에는 이 시장을 소유하고 있는 이즈마일로프 사장이 푸틴 총리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갑부인 이즈마일로프가 러시아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터키에 거금을 투자해 호텔을 짓고 호텔 개업식에서 5,100만 달러의 지폐를 뿌리는 쇼를 벌였다는 소식에 푸틴 총리가 화가 치밀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중공 당국은 아직 사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아직 러시아 정부로부터 관련 상황을 전해 듣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중국 상인들은 러시아 법률을 위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양수진, 곽제연이었습니다.
[ 對중국 단파라디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