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모름
최초 출처- 모름
2006년도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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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경제연구소(약칭 ‘낙성대연구소’)는 한국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의 아
성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 연구소 소속의 학자들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논리는 ‘민족에 구애받지 말
고 객관적으로 세계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 같은 탈민족적 노선의 연장선상에서 이곳 학자들은 일제 식민지와 박정희의 긍정적 측면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우리 사회는 낙성대연구소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
을 수 없다. “낙성대 연구소는 과연 객관적 입장에서 박정희를 지지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2가지다.
첫째, 지식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진보 경향과 상반되는 인물인 박정희
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주관적 사연이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인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대목이다.
둘째, 현재 낙성대연구소의 임원을 맡고 있는 학계·재계 인사들의 태반이 묘하게도 ‘동향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출신지 고향이 혹 그들의 박정희 지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은 결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글이 아니다. 또한 이 글은 특정 지역 도
민 분들의 감정을 손상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럼, 오해의 여지가 있는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학
계에서 박정희를 지지하는 그룹이 과연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국민들도 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이 일부 특정 지역 도민 분들에게 다소의 불쾌감을 줄 수는 있으나, 우리는 한국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서 ‘듣기 싫은 말’도 가끔은 들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낙성대연구소 임원들의 출신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2006년 12월 25일
현재 낙성대연구소의 홈페이지(http://www.naksung.re.kr)에 따르면, 이사장·소장
·이사·감사에 총 14명이 있다. 이 중에서 10명은 학자이고, 3명은 기업인이며,
나머지 1명은 직업 불명(不明)이다. 이들 중에서 개인 프로필이 언론 기사나 저서
기타 인터넷을 통해 확인된 사람은 총 12명이다.
그중에서 이사장인 K대 P 교수는 경남 출신이며 본적지는 경남 합천군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식민지근대화론자인 이영훈 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대구 출신이다. 또 이영훈 교수의 스승이자 뉴라이트의 대표적 지식인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경남 함안 출신이다.
그 외에 이사진인 I대 O 교수는 경남 거창 출신, 또 다른 S대의 L 교수는 경
남 합천 출신, S 기업 L 회장은 경남 합천 출신, 또 다른 K대의 L 교수는 경남 출
신, K대 C 교수는 경북 청도 출신이다. 그러므로 프로필이 인터넷에 공개된 12명
중에서 8명이 경상도 출신이다.
한편, 감사인 D대 K 교수는 서울 출신, 이사인 K 전 대학 총장은 경기도 광
주 출신, 제3의 S대 L 교수는 전남 여천 출신이다. 그리고 W기업 H 사장은 이북 출신이지만, 경남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H 사장은 해석 여하에 따라 경상도 출신으로 분류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낙성대연구소의 임원진 14명 중 프로필이 공개
적으로 확인된 12명 중에서 8명은 경상도 출신이고, 1명은 이북 출신으로 경상도에서 고교를 나왔다. 과반수를 넘는 수가 경상도 출신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낙성대연구소가 사실상 경상도 출신 학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낙동강연구소라고 개칭해도 좋을 만큼,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상도 출신들이 이 연구소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연구소 구성원들의 출신지 분포가 연구소의 학문 경향을 곧바로 대표하
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연구소 구성원들이 국민적 정서와 상반되게 박정희의
치적을 미화하고 있는 데에는 그 출신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 연구소가 이 같은 오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연구소 주도자들의
출신지 분포에도 배려를 기울여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경상도 출신 학자들이 중심이 된 연구소에서 박정희를 미화하
고 있다면, 이는 전체 경상도 도민들의 명예에도 불이익이 될 것이다. 1979년 부마항쟁으로 대표되듯이, 경상도 도민들은 박정희 독재에 항거하여 의로운 반독재투쟁을 벌인 바 있다. 그런데 경상도 출신 학자들이 모여서 ‘시대의 퇴물’인 박정희를 미화하고 있다면, 이는 경상도 도민들의 객관적인 시대정신을 모욕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낙성대연구소 학자들은 흔히 ‘탈민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출신지 분포와 박정희 미화작업을 보면서, 그들이
탈민족 이후에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들
은 탈민족 이후에 보편적인 인류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본적지 고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