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자서전서 비화 공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4일 출간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을 통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서로 얼굴을 붉혔던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이 책에서 지난 2002년 5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남북한 축구경기 개최를 합의했던 박 전 대표가 당시 축구협회 회장이던 자신에게 '경기 개최'를 요구했는데 갑작스러운 팀 구성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자 그때부터 '박 전 대표가 화를 펄펄 내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해 9월 남북 축구경기 당일을 회고하며 "박 전 대표가 먼저 경기장에 와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며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자신의 대표 재직시절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세종시 특위 설치 필요성을 상의하자 갑자기 화난 사람처럼 '허태열 최고하고 상의하세요'라고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질렀다면서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고 꼬집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정치인이므로 경험했던 사례를 최소한 말하는 게 도리고 국민도 알면 참고가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